러, "우크라 침공 의사 없다고 작년 가을부터 의사 밝혀왔다"
“美, 우리의 안보보장 요구안 무시...우크라에 대해서도 민스크 협정 이행 촉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좌)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 Euronews>
러시아가 미국이 주도하는 우크라 사태 해결에 같이 노력할 용의가 있지만, 이는 러시아의 안보 보장이 선행될 때에만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CNN 방송, 러시아 국영통신 타스(TASS)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17일(현지시간) 미국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서신을 보내고 외무부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번 답변은 러시아가 작년 12월 15일 미국에 자국의 안보보장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낸 뒤 1월 26일 미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측의 회신을 받고 다시 재회신을 한 것이다.
이날 러시아는 서면답변에서 미국이 러시아가 마련한 ‘러시아·미국 간 안전보장 조약안’과 ‘러시아·나토 회원국 간 안전 확보 조치에 관한 협정안’을 철저히 무시했고 선택적 회신으로 미국과 나토에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갔다고 비판했다.
현재 러시아 국경에서 미군과 나토군의 활동이 증가하는 점을 언급하면서 우크라이나는 민스크 협정을 준수할 필요가 있고 미국과 서방은 우크라와의 군사협력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법적 구속력이 있는 러시아의 안보보장 요구안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군사적·기술적 조치 시행을 포함한 강경한 대응을 감행하겠다고 했다.
러시아는 외무부 성명에서 “미국과 나토는 우리가 지난해 가을부터 우크라 침공 계획이 없다고 지속적으로 밝혀왔음에도 현 우크라 사태의 책임을 러시아에 돌리는 것은 단지 우리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면서 “이는 우리가 보낸 러시아 안보보장 요구안을 평가절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러시아가 우크라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분쟁을 촉발했다고 미국이 반복적으로 국제사회에 공언하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다. 그 원인은 순전히 우크라 내부에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가 민스크 협정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스크 협정은 2014년 9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벌어진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간의 전쟁을 중단하기 위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중재하에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체결된 정전협정이다. 그러나 정전협정이 무색하게 현재까지도 교전은 이어지고 있으며 2021년 한해에만 우크라군 79명이 사망했다.
그밖에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반대하고, 옛 소련 국가 내 나토 기지 건설을 포기하라고 요구했으며 중부 및 동부 유럽의 나토군 자산을 철수하라는 기존 요구도 다시한번 반복해 강조하면서 “이러한 제안들은 러시아에 원칙적 의미를 가진다”고 했다.
한편 이날 러시아는 홈페이지 성명 발표에 앞서 존 설리번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를 청사로 불러 11쪽에 달하는 안전보장 협상 관련 문서를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