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노동인구 고용률, OECD 36개국 중 29위
고졸 청년·여성 고용률도 하위권에 머물러
"고등 직업교육 강화, 시간제 근로 활성화해야"
◆…저출산에 따른 핵심노동인구 감소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고등학교 직업교육을 강화하고 시간제 일자리 활성화 등으로 여성 경제활동참여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그래픽 연합뉴스)
저출산·고령화로 핵심노동인구(연령 25~54세) 감소세가 가속화되고 이들의 고용마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일 한국경제연구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와 한국의 통계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전체 인구 중 핵심노동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45.3%다. OECD 38개국 중 두 번째로 높다. 하지만 2047년이 되면 31.3%로 가장 낮아질 전망이다. 2060년에는 38개국 중 유일하게 20%대(26.9%)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OECD 국가들의 핵심노동인구는 지난 10년(2010~2020년)간 연평균 0.2% 증가한 반면, 한국은 0.5% 감소했다. 한경연은 "한국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0.81명으로 최저 수준을 기록해 저출산에 따른 핵심노동인구 감소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료제공 한국경제연구원)
한국의 핵심노동인구 고용률은 75.2%(2021년)로 OECD 36개국 중 29위로 낮은 편에 속한다. 주요국을 보면 미국이 77.2%로 OECD 평균(77.3%)에 미치지 못했으나, 일본(85.9%)·독일(84.3%)·프랑스(81.9%)는 한국과 격차가 컸다.
핵심노동인구의 고용 부진으로 ①첫 직장을 얻는 입직 연령이 높은 우리나라 청년 교육·노동환경과 ②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등으로 여성 고용률이 저조한 부분이 지목된다.
한국의 고졸 청년 고용률은 63.5%로, OECD 34개국 중 최하위(32위)다. 졸업 후 첫 직장을 갖는 입직 소요기간은 평균 35개월이나 걸린다는 게 한경연의 설명이다. 대졸자의 입직 소요기간(11개월)에 비해 3배나 더 긴 수준이다.
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불가피하게 대학에 진학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 10명 중 9명(89%)은 대학 이상 교육을 원했는데, 주된 이유로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서'였다. 고졸자들의 취업에 도움이 되는 직업 능력개발 기회도 부족한 모양새다. 직업교육을 받는 고등학생 비율은 18%로, OECD 평균(4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경연은 "우리나라는 단순히 취업을 위해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고등학생을 위한 직업교육 및 훈련을 강화해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이 원활하게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자료제공 한국경제연구원)
한국의 여성 핵심노동인구 고용률은 64.1%로, OECD 38개국 31위였다. 특히 35~39세 고용률은 주요 5개국(G5) 평균 고용률 대비 17.7%포인트 낮은 58.6%로, 38개국 중 터키,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다음으로 낮은 34위다.
한국의 여성 고용률이 낮은 주된 이유로 ‘육아’가 꼽힌다. 실제 0~14세 사이의 자녀를 둔 여성 고용률은 57.0%에 불과했는데, 이는 OECD 33개국 중 31위로 하위권에 속한다. 또 30대 여성의 경력단절 사유로는 육아가 절반(47.6%)을 차지했으며, 임신출산(25.3%)과 결혼(24.1%)이 뒤를 이었다.
여성 고용률이 높은 주요국은 시간제 근로제를 활용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기회를 적극 보장하고 있다는 게 한경연의 지적이다. 30대 여성 고용률이 81.8%에 이르는 독일은 ‘부모수당플러스(시간제 근로를 하더라도 일을 그만둔 경우와 동일한 수준의 양육수당을 지급)’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핵심노동인구 여성시간제 고용 비중이 가장 높은 네덜란드(23.4%)는 노사정 합의(바세나르 협약)를 통해 시간제 근로를 활성화시켰다고 한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핵심노동인구 고용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노동시장의 연계를 높여 취업 연령을 단축시키고, 시간제 근로제나 일·가정 양립정책 확대를 통해 여성의 경제활동참여 제고가 필수"라며 "특히 여성이 육아를 안정적으로 하면서 경제활동참여가 이뤄질 수 있다면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