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5기 국선세무대리인' 위촉
국선 有無 따라 인용률 격차 2.4배
8년째 운영…2777명에 지원 이뤄져
"대리인 지원대상 확대 등 노력할 것"
◆…국세청은 7일 "국선대리인 제도가 경제적인 사정으로 세무대리인을 선임 하지 못하는 영세납세자 권리구제에 뚜렷한 성과를 거양했다"고 밝혔다.(자료 국세청)
과세당국(국세청 등)의 세금 부과에 소위 '돈도 없고 빽도 없는' 영세납세자들이 불복을 하더라도 체계적으로 반박 논리를 펼치기란 쉽지 않다.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대리인(세무사 등)을 선임해 대응하겠지만 영세납세자들에겐 이마저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현재 세금분쟁에서 영세납세자들을 조력하고자 이른바 '국선세무사(국선세무대리인)'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 이러한 대리인의 유무(有無)에 따라 불복과정에서 인용(납세자 승소) 판정을 이끌어 내는데 큰 차이를 보였다.
#. A씨는 강원도 소재한 농지에서 4년 이상 직접 농사를 지었고, 그 땅이 강원도청에 양도(수용)된데 따라 '대토 감면'을 적용해 양도소득세를 신고했다. 그러나 통지관서는 A씨를 '무늬만 농사꾼'으로 봤다. 근로소득이 발생된 사실이 있고 자경 증빙으로 농지원부·지장물 계약서만 제출했기 때문이다. 이에 재촌·자경한 농지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해 대토감면 적용을 거부했다. 억울한 과세처분이라고 여긴 A씨는 국선대리인을 신청했다. 대리인은 국민연금가입 증명서, 근로소득 내역, 항공사진, 지장물 보상내역 등의 자료를 수집·제시해서 해당 농지가 대토감면 요건을 충족했다는 점을 적극 주장하며 과세예고 통지를 취소시키는 결정을 이끌어냈다.
7일 국세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선대리인이 선임된 조세사건의 인용률은 21.0%였는데, 대리인이 선임되지 않은 사건의 인용률(8.6%)보다 2.4배 높았다. 국선대리인이 지원 사격한 사건의 인용률은 2017년 16.3%에서 2018년 21.0%, 2019년 22.9%로 매년 높아지다가 2020년엔 소폭 떨어졌다.
지난해부턴 대리인 지원 불복유형에 '과세전적부심사청구'도 포함되면서 국세청이 담당하는 모든 불복제도(이의신청, 심사청구 등)에 대해 대리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해 국선대리인 신청 건수는 396건으로, 2019년(237건)과 비교하면 67.1%포인트나 늘었다.
국선대리인은 소액·영세납세자들이 부과된 세금에 불복(이의신청, 심사청구 등)해 국세청에 권리구제를 신청할 때 무료로 도와주는 전문가 집단을 말한다. 2014년부터 국세청이 불복대리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시행한 제도로, 청구세액이 3000만원을 넘지 않거나 소득·재산(5000만원, 5억원)이 일정 기준을 이하면 지원받을 수 있다. 단 상속·증여세, 종합부동산세 관련 세목이거나 불복대상자가 법인이라면 이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김대지 국세청장이 7일 국선대리인들(5기)에게 위촉장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좌측부터 신동훈 세무사, 지민정 세무사, 김대지 국세청장, 신승화 세무사, 김도연 세무사, 변혜정 납세자보호관. 뒷줄 좌측부터 김학선 심사2담당관, 모현혜 세무사, 정대걸 변호사, 이미예리 변호사, 엄현석 회계사, 류충선 심사1담당관.(사진 국세청)
3월 현재 조세전문가로 구성된 새로운 얼굴의 대리인 294명(5기)이 전국 세무관서에서 불복대리를 맡는다. 임기가 만료되지 않은 국선대리인까지 포함하면 321명이다. 국세청은 "4기 국선대리인 임기(2년)가 3월2일 만료됨에 따라 국선대리인을 새롭게 위촉한 것"이라고 했다. 자격별로는 세무사가 241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회계사(29명), 변호사(24명) 순이다. 이들은 지식기부형태로 보수(실비변상적 성격의 소액 금전만 지급)도 따로 받지 않는다. 지난 7년(2014~2020년)간 국선대리인을 선임 받은 영세납세자 수는 2777명이었다.
올해엔 나눔세무사·나눔회계사 107명을 국선대리인으로 위촉하고, 4기 국선대리인으로 활동한 전문가 중 납세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던 104명을 2년 더 활동할 수 있도록 재위촉한 부분이 특징으로 꼽힌다.
◆…(국선대리인 신정 절차, 사진 국세청)
불복을 준비하는 영세납세자라면 언제든지 관할 관서에 있는 국선대리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국선대리인 신청서'를 세무관서에 서면으로 제출하거나 홈택스·손택스를 통해서도 신청이 가능하다. 지원요건에 해당될 경우 세무관서에서 대리인을 지정하는 구조다.
국세청은 영세납세자가 불복청구를 제기하기 위해 세무관서에 문의할 경우 대리인 제도를 안내해주고 있으며, 청구세액이 3000만원이 넘지 않는 납세자가 세무대리인 없이 국세청에 불복했을 때도 지원요건 해당 여부를 살펴보고 개별안내를 하고 있다고 한다.
국세청은 "영세납세자들이 보다 많이 국선대리인 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홍보를 강화하고, 국선대리인 지원대상 확대 등에도 노력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