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검찰 수사권, 기조권 분리 등 개혁은 '40점' 수준 "갈 길 멀다"
-이재명 후보와 인연 소개, 지지 이유 등 밝혀
◆…황희석 전 법무부 검찰개혁추진지원단장이 부울경언론연대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부울경언론연대]
문재인 정부가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일부 제도적 과제는 달성했지만, 검찰개혁의 최종 목표인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데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21년 국내 정가의 뜨거운 감자였던 '檢고발사주' 의혹의 당사자인 황희석 전 법무부 검찰개혁추진지원단장은 부울경언론연대와의 인터뷰에서 현 정부의 검찰개혁 추진 결과에 대해 자신의 소견을 밝혔다. 그는 "검찰개혁의 전체적인 진행상태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어렵지만, 100점 만점으로 본다면 제가 볼 때는 40점 정도 이뤄지지 않았을까, 가야할 길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며 검찰개혁은 '아직도 진행형'이라고 밝혔다.
황 전 단장은 고위공직자수사처(이하 '공수처')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검찰개혁이라는 것이 국민들의 일상생활과는 좀 동떨어져 있고 구체적인 밑그림도 잡혀있다고 볼수 없는 것이 사실다. 그러나 개별적으로는 무소불위의 검찰 권한 때문에 피해를 입거나 억울하게 당하신 분들이 분명히 존재하다. 검찰개혁을 하자는 것은 검찰이 너무 많은 권한을 가졌고, 그 권한을 한 군데에 집중해서 행사하게 된다면, 국민들의 인권과 재산권, 그리고 한 인생이 파멸되거나, 위험에 처할 수도 있기 대문에 검찰권을 균등하게 분산시키고자 하는 취지에서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갖고 형사법상 권한을 독점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심지어 국가소송도 (검찰이) 수행할 수 있고, 형도 집행할 수 있는 권한까지 있다. 선진 문명국가라면서도 이처럼 반문명적이고 구시대적 사법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가 유일하다"며, 검찰개혁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황 전 단장은 '공수처' 운영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공수처가 제대로 성과를 못 내고 있는 건 분명하고, 실망스러운 측면이 있다. 검찰개혁의 큰 뿌리의 하나인 공수처가 설립될 때 국민의힘이 엄청나게 반대를 했다. 그러다 보니, 법안이 어중간하게 수정되는 바람에 공수처가 제대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게 돼 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수처법의 조직규모 등에 대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 전 단장은 "공수처 내 검사가 창원지검보다 적은 25명에 불과한데다, 공판부까지 빼고 나면 실제로 직접 수사를 하는 검사는 11명 정도"라면서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고위공직자 범죄 관련 고소 고발사건만 처리하는 것도 실효성에 의문이 생길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공수처의 성과가 미흡한 데는 검찰의 견제가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검찰 쪽에서는 공수처가 자기들을 견제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속된 표현으로 '깔아 뭉개려고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 애써 무시해 버리려고 하거나 도와주지 않는 방법으로 공수처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게 하는 작용이 있다"고 평가했다.
황 전 단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같은 민변 출신으로 인연을 맺은 후,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사회혁신추진단장과 더불어민주당 마산합포구 지역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황 전 단장은 "한 모임을 준비하면서 강사로 초청하기 위해 성남시장실을 방문했는데 시장실에 CCTV가 설치돼 있었다. 그래서 물었더니 전임시장들이 모두 구속되고 자신이 처음으로 구속되지 않는 성남시장이 되기 위해 설치해놨다는 얘기를 듣고 '참 영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소회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뒤 한 민원인이 시장실 접견 후 돈봉투를 놓고 간 것을 돌려준 뒤 '내가 이러다가 죽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부정과 비리)예방 차원에서 CCTV를 설치한 것이라는 일화도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취임 후 비서실 직원을 측근들로 채우는 데 전임시장이 임명한 비서실 직원들을 계속 근무하게 한 사실, 1조원이라는 큰 빚에 허덕이던 성남시의 부채를 1년 만에 다 갚게 된 과정, 부산의 엘시티 공공이익 환수액이 제로인데 비해 대장동 사업하면서 5500억 원을 환수한 점 등의 치적을 보면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게 됐고, 이재명 후보 승리를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
또 이번 선거 과정에 대한 자신의 의견도 피력했다. 그는 "언론에서는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고 표현하는데, 이것을 특징적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과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는 군사독재에 맞서는 영웅들이 대선에서 움직였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는 '비호감 선거'라는 표현들이 더 자주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웅들이 대선판을 움직이는 시대는 이제 끝났으며, 이제는 국민들의 일상에서 살아오던 그 사람들 중에 정치인이 나오고 그 중에서 대선후보가 소환돼 나오는 그런 대통령선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으로 읽힌다.
황 전 단장은 언론의 역할에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웅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보니 처음부터 부정적인 부분들이 많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런 저런 비리나 문제점들이 많이 거론되면서 후보별 장점이나 정책에 초점을 맞추지 못한 측면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언론들도 '누가 뭐라고 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등의 휘발성 있는 주제들 위주로 기사를 양산해내는 그런 측면들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대선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과거와 미래, 과거의 문제와 미래의 희망이 극단적으로 대립하다보니 TV토론에서나 정책공약을 두고도 후보 간 엇박자가 나고, 결과적으로 국민들의 후보 선택권이 제한을 받는 것이 안타깝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황 전 단장은 이번 대선에서 경남대전환선대위 선대본부장을 맡으면서 동시에 마산합포구를 활성화시켜달라는 요청을 받았기에, 이에 충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향후 정치활동 계획에 대해 "중앙선대위와 경남선대위 활동을 함께 하다보니 특정 지역위원회를 제가 완전히 맡을 수 있는 처지도 못돼고 또 대선이 끝나면 저는 다시 서울에서의 활동을 계속 이어가야 하는 입장"이라면서도 마산합포구지역위원회 분들하고 같이 소통하면서 여러가지 필요한 부분들은 챙겨 나가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