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의원은 이어 노무현 대통령이 언제 보고를 받았으며 언제 지시를 내렸는지 스스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 대한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업무보고에 앞서 배포한 자료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나 의원은 "지난 2003년 7월 15일 시내 모처에서 열린 외환은행 외자유치 관련 관계부처 비밀대책회의에 청와대에 파견 근무했던 주형환 행정관(당시 청와대 정책실 소속, 재경부에서 파견)이 참석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특히 주 행정관은 당시 비밀대책 회의 내용을 청와대 정책 수석이었던 권오규 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문서로 보고한 사실이 새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재경부와 금감위 간에 인수자격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있자 청와대 상급자 지시로 부처간 입장 조율을 위해 참석한 것"이라며 "따라서 취임 초부터 외자유치에 혈안이 된 노무현 대통령도 구체적인 추진과정에 대해 권오규 정책수석이나 동북아 경제중심추진위를 통해 일일이 보고 받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 프로젝트' 의혹을 제기했다.
나 의원은 이어 "지난 2003년 론스타 외환은행 불법인수와 최근 재매각 문제에 대한 정부당국의 태도를 보면 마치 사전에 잘 조율된 각본에 의해 정해진 수순을 밟고 있다는 의혹을 가질 수박에 없다"며 "노 대통령도 지난달 28일 대한상공회의소 연설에서 '고위공직자 가운데 잘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 등 바람막이 노릇을 자처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나 의원은 "현 정권은 출범 직후부터 청와대 주도하에 추진된 외자유치 실적 올리기에 급급해 외환은행을 고의적으로 부실덩어리로 만들었고, 특별한 사정의 경우에만 적용토록 돼 있는 예외조항을 확대 해석함으로써 은행 인수자격도 없는 일개 외국계 사모펀드(론스타)에게 팔아 넘기는 국민들에게 속죄할 수 없는 원죄를 지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검찰과 감사원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현재 진행 중인 매각과정을 일시 중지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만약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국회차원의 특별검사제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