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임산부 가리지 않고 공격...의도적으로 민간인 표적으로 삼은 것은 전쟁범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사진 로이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평가한다"며 "공개되거나 첩보로 입수 가능한 정보를 신중하게 검토해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성명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 침공 이후 민간인 주거시설과 학교·병원 등 주요 인프라 시설,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 심지어 구급차에까지 무자비한 폭력을 가하고 우크라 전역을 죽음과 파괴로 내몰았으며 이로 인해 수많은 무고한 민간인이 희생됐다"고 했다.
특히 마리우폴의 산부인과 병원을 포격해 분만 중인 산모와 신생아들을 공격한 사실과, 1000여 명이 수용된 마리우폴 극장 대피소에 러시아어로 ‘어린이(дети)’라고 크게 명시돼 있음에도 포격을 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민간인을 의도적으로 표적으로 삼는 것은 전쟁 범죄라고 지적했다.
블링컨은 또 푸틴의 민간인 공격은 체첸 그로즈니, 시리아 알레포에서 사용한 전술과 유사하다며 국민들의 항전 의지를 꺾기 위해 민간인 포격을 강화한 것이라고 했다. 이는 다시 한번 세계를 큰 충격에 빠뜨렸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말한 바와 같이 러시아의 침공은 우크라이나를 피와 눈물로 물들였다고 개탄했다.
블링컨 장관은 마리우폴 당국자 말을 인용, 이 곳에서만 민간인 2400명이 사망했다고 했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이후 지난 22일 자정까지 마리우폴 사상자를 제외하고 공식적으로 2500명 이상의 민간인 사상자를 확인했으며 실제 사망자는 더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범죄 혐의와 마찬가지로 이 범죄에 관할권을 가진 법원은 유죄 여부를 형사 판단할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며 국제사법재판소(ICJ)나 국제형사재판소(ICC)를 통한 처벌 추진을 시사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 백악관 행사장에서 푸틴 대통령을 가리켜 "그는 전범(戰犯)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외무부는 21일 성명을 통해 미·러 관계가 완전히 단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리우폴의 대피소인 극장이 러시아의 포격으로 파괴된 모습. 극장 입구 바닥에는 어린이가 있다는 것을 알려 포격을 막기 위해 러시아어로 ‘어린이(дети)’라고 적혀있다 <사진 막서테크놀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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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