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러, 5월9일 2차대전 승전기념일에 맞춰 우크라전 승리 자축 원해"
◆…<사진 로이터>
러시아가 5월 초까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장악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전략을 수정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일(현지시간) CNN 방송은 미 정보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승리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를 승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판단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CNN은 이 지역이 지난 2월 푸틴 대통령이 독립을 승인한 우크라 동부 돈바스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푸틴은 5월 9일에 종전 선언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은 2014년 러시아가 남부 크림반도를 병합한 후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독립을 주장하며 자칭 DPR과 LPR을 수립했다. 지난 8년간 이곳에서 우크라 정부군과 친러 주의 세력이 내전을 벌였으며,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 침공 직전인 지난 2월 21일 이 곳을 독립국으로 승인한 바 있다.
5월 9일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가 독일 나치 정권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날로, 러시아는 ‘전승기념일’ 국경일로 지정했다. 이날 러시아는 매해 모스크바에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 행사를 진행한다.
미 정보당국은 푸틴이 5월을 목표로 정한 것에 대해 “겨울철이 지나면 우크라이나의 옥토가 더 부드러워지면서 러시아 지상부대가 군사 장비를 운용하기 어려워지고 전세가 기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올렉시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회의(NSC) 의장도 지난달 31일 “푸틴 대통령이 5월 9일을 종전 목표로 삼았다”고 지적했고, 아르세니 야체뉴크 전 우크라이나 총리도 “푸틴이 자신이 정한 마감 시한을 맞추느라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달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야체뉴크 전 총리는 “푸틴 대통령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크라를 장악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서방 국가들의 단결과 국제 사회의 대러 제재 동참으로 푸틴은 목표 달성에 실패했고 플랜 B로 전환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푸틴이 이 플랜 B에 일종의 마감 시한을 정해놨다”고 덧붙였다.
◆…2021년 러시아 전승기념일 퍼레이드 <사진 로이터>
그러나 서방 동맹은 푸틴이 전략을 수정하더라도 실제 우크라 침공의 승리는 더 멀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러시아는 전쟁의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유럽의 한 외교 관계자는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은 겉으로는 낙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속내는 푸틴 대통령이 현재 길고 긴 ‘체첸식’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체첸전쟁은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원하는 체첸공화국과 러시아가 1994~1996년까지 1차 전쟁, 1999~2009년까지 2차 전쟁을 벌였다.
한편 미 정보당국은 푸틴 대통령이 플랜 B에 맞춰 전쟁을 승리로 이끌 새로운 총사령관 임명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관계자들은 러시아가 군사작전 목표를 달성한 우크라 남부 장군이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로이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