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연중무휴하는 한의사로서 군민과의 만남 기대"
"동고동락해 온 군민과 군청 임직원께 감사"
◆…오규석 기장군수가 오는 7월1일 3선 군수직에서 물러난다. 이에 따라 본지는 오 군수와의 지난 군정을 되돌아보며, 회고하는 시간을 마련했다.[사진=이채열 기자]
기장군 철마면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출생한 소년 오규석은 자신처럼 가난한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진주교육대학에 입학, 졸업한다. 청년 오규석은 그로부터 9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초등교사였던 오규석은 손 한번 써 보지 못한 채 생명을 잃은 어린 제자를 보내면서 의학을 공부하기로 결심한다. 그래서는 그는 동국대학교 한의학과에 입학하게 된다. 그리고 6년 동안 수학 후, 고향을 위해 자신의 생애를 바치겠다는 각오로 기장읍에서 한의원을 개원하게 된다.
한의사로서의 오규석은 "큰 의사는 나라의 병을 치료하는 사람이다"라는 은사의 말을 가슴 속에 늘 새기면서 주민들의 아픔을 달래며, 그들과 동고동락을 하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36세가 된 한의사 오규석은 기장군 주민들의 육체적 아픔뿐만 아니라 마음의 병 또한 고쳐드리리라 결심하고, 정치에 입문, 초대 민선 군수로 당선되면서 정치인 오규석은 주목을 받게 된다.
하지만, 그의 열정과 달리, 그의 초대 민선 군수는 그리 오래 가지 못했고, 민선 5대 기장군수로 당선되기 까지 다시 군민들 곁으로 돌아가, 365일 연중무휴로 아침부터 밤 10시까지 문턱 낮은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소외된 이웃들의 아픔을 진맥했다.
2010년 민선 5대 기장 군수로 당선되면서, 오규석은 시금 군민들 마음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무소속으로 내리 3선을 연임한 기장군수가 되면서 다시금 전국이 주목하는 정치인으로 거듭났다.
기장군이 부산의 끝 자락에 위치한 것처럼 보이지만, 기장의 옛 이름은 '갑화양곡(甲畵良谷)'이었다. 그 뜻으로 미루어 짐작해 볼때, 기장이 부산 도심에서 보기에는 '변두리' 마을 처럼 여겨지지만, 동쪽에서 부산으로 들어올 때는 갑향(甲鄕)으로서 '첫 마을' 또는 '큰 마을'이 되는 것이다.
군수 오규석은 후보시절, "부산의 막내 기장, 부산의 맏이로 거듭나겠습니다. 부산의 희망으로 바꾸겠습니다"라는 슬로건으로, '군정의 궁극적인 목적은 군민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이라며 핵심 정책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오규석은 '변두리'라 여겼던 기장을 '큰 마을'로 변모시켰다. 혹자들은 기장의 발달은 오규석 전(前)과 후(後)로 나뉜다고 할 정도로 과언이 아니라고 한다.
이를 뒷받침하듯, 기장군의 인구는 오 군수 취임 전인 2009년 12월 말 기준 90, 472명에서 2022년 3월 말 기준 176,570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예산규모도 2010년 3247억원에서 2022년 7414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액됐으며, 기장군의 사업체 수도 2010년 6,476개에서 2019년 11,509개로 인구, 경제 지표상으로 거의 대부분이 2배 가까이 향상되었다.
여기에, 정관, 일광 신도시 조성으로 인구는 꾸준히 증가되고 있으며, 최근 개장한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롯데월드와 산업단지 개발이 진행되면서 명실상부 동부산의 주요거점지로 성장했다.
실제, 기장군은 모 언론사가 실시한 ‘전국 시·군·구별 살기 좋은 지역’ 조사에서 63.39점으로 서울 강남3구를 제치고 주거환경부문 전국 1위를 차지하는 등 살기 좋은 곳으로 진행 중인 곳이다.
◆…기장군수는 군수복이라 불리는 안전복을 착용하고 현장을 점검, 안전을 강조했다. [사진=이채열 기자]
군수 오규석은 오는 6월 30일 밤 12시, 초대 민선까지 합쳐 15년을 지켰던 군수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군민을 위해 일하는 군수가 되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임기 마지막 날까치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기장군을 지키겠다며 지난 시간으로 소회했다.
그는 "군민들과의 약속, 그리고 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토·일·공휴일, 휴가도 없이 매일 새벽 5시 10분경부터 집을 나서면서 현장점검을 시작해 밤 10시 30분경 현장점검을 마치고 귀가하면서 오로지 기장군과 기장군민만 바라보고 열심히 달려왔다. 지금까지 현장에서 군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일일이 기록하는 민원수첩도 87권째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군수직을 약 15년간 수행해 오면서 오로지 기장발전, 기장자존심, 법과 원칙, 청렴결백을 지켜왔다. 그리고 매일같이 17만7천명의 군민들과 소통하고 아파하고 함께 고민해 왔다. 하지만 제가 천신만고 끝에 유치한‘(가칭)부산기장촬영소’와‘한국야구 명예의 전당’사업의 첫 삽을 뜨고 나가지 못해서 무척 안타깝다"며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오규석 군수는 마무리짓지 못한 (가칭)부산기장촬영소와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 추진에 대한 아쉬움을 설명했다.
그는 "‘(가칭)부산기장촬영소’는 제가 2010년 7월 1일 취임 당시 당초 부지의 사업성이 떨어져 사업 추진이 불투명했다. 그래서 제가 취임과 동시에 문체부를 설득해 현재의 부지로 위치를 변경하고 부지를 무상 제공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통해 기장군 유치가 성사됐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영진위의 예산문제로 후반작업시설 추진에 대한 부산시와의 이견으로 착공이 많이 지연됐다. 하루빨리 촬영소가 착공될 수 있도록 영진위와 부산시에 지속적으로 강력하게 촉구한 결과, 최근 3자간 합의가 이뤄지며 꼬여 있던 실타래가 풀리게 됐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은 서울, 인천 등 수도권 도시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 KBO 총재가 기장군 부지를 현장 답사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제가 인근 농로에서 버티며 2시간이 넘도록 KBO 총재를 설득하고 농로에서 버틴 절실함에 KBO 총재가 마음을 돌리셨다. 결국 기장군이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되어 MOU와 실시협약을 체결함으로써 기장군 유치가 확정됐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협약 이후 불거진 운영비 부담 문제에 대해 기장군이 운영비를 부담한다는 전격적인 제안으로 사업이 정상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부산시의회가 이에 대한 실시협약 변경안에 대해 심사보류 결정으로 제동이 걸렸다.
오 군수는 "이 두 사업 모두 기장군에 있어 역대급으로 기장을 천년만년 먹여 살릴 보물단지가 될 사업들이다. 오로지 기장군민만 바라보며 사업을 가시화하기 위해 달려왔는데, 마무리 짓지 못해서 정말 아쉽다. 각고의 노력 끝에 기장군에 유치한 사업인 만큼, 임기 마직막 날까지 잘 챙겨보겠다"고 하면서도 그는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은 제게 2-3달 정도의 시간만 더 주어진다면, 온전히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시간 부족이 더할나위 없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토로했다.
오규석 군수에게 지금은 떠나는 아쉬움도 남아있지만, 그동안 추진해 온 일들에게 대한 성취감도 함께 공존하고 있다. 오규석 군수는 '사랑방 진료실', '야간 군수실', 그리고 '‘생애 전단계 맞춤형 교육지원’ 등을 자신이 추진한 공적 3순위라고 손꼽았다.
3선 재임 기간 공약 이행률이 98.8%인 오 군수는 "‘사랑방 진료실’은 초대 군수 때 군청 숙직실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한의사인 재능을 살려 지역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침을 놔드리고, 제 월급을 다 털어서 한약도 지어드렸다. 불어터진 자장면으로 점심을 때우면서도 침 하나로 주민들과 소통하고, 가슴으로 부딪히는 정말 보람된 시간이었다. 선거법 때문에 진료를 중단하게 됐지만, 보건소 내 한방진료실을 만드는 계기가 됐고, 이후 전국적으로 확산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야간 군수실’은 민선 5기 때부터 생업에 바빠 낮 시간 군청에 오기 힘든 주민들을 위해 근무시간 이후인 오후 6시부터(토·일·공휴일은 오전 9시 30분부터) 365일 매일 운영하며 한 부서에서 안 되는 것은 부서간 협업으로, 나아가 중앙부처에 법 개정 제안을 통해 총 10,348건의 민원을 해소하며 기장군의 대표 브랜드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애 전단계 맞춤형 교육지원’은‘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세 살부터 여든까지 전 생애를 아우르는 교육지원 사업인 ‘380프로젝트’를 운영해오고 있다. 영·유아 보육지원(신사임당 프로젝트)에서부터 초·중·고 글로벌 인재양성(이퇴계 프로젝트), 성인 평생학습 지원(이율곡 프로젝트) 등 교육분야 지원에 있어서는 어느 지자체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며 뿌듯해 했다.
실제, 이러한 사업들은 행안부 주최‘지방자치단체 생산성대상’에서 기장군이 2012년 대상, 2011·2013·2014년 최우수상, 2015·2020년 장려상, 2016년 우수상에 이어, 최근에는 2021년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오규석 군수가 오는 7월 군수에서 다시 한의사로 다시 돌아가서 군민들의 건강을 챙긴다. 그 이후 2년 뒤 그는 기장군을 선거구로 국회의원을 출마한다는 뜻을 내비쳤다.[사진=이채열 기자]
오규석 군수는 기장군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수출용 신형 연구로' 사업,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일반산업단지 조성', 그리고 '도서관 건립'은 꾸준히 추진, 성장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7월이면, 군수가 아닌 예전의 한의사 오규석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아프고 힘든 이웃을 위해, 군민들의 건강을 위해 예전처럼 365일 연중무휴로 하루도 쉬는 날 없이 밤 10시까지 한의원에서 진료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소의(小醫)는 사람의 병을 고치고, 중의(中醫)는 사회의 병을 고치고, 대의(大醫)는 나라의 병을 고친다고 동국대학교 총학생회장 시절 한의과대학 은사님께서 가르쳐 주셨다. 한의사를 하면서 사람의 병도 고쳐봤고, 군수를 하면서 사회의 병도 고쳐봤다. 앞으로 은사님의 가르침과 기장군민의 뜻과 부름을 받들어 나라의 병을 고치는 대의가 되고 싶다"며 오는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반드시 기장군 선거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할 뜻을 밝혔다.
오규석 군수는 지난 2017년 부터 6년 쨰 업무추진비를 '0원'으로 편성할 정도로 청렴을 유지했다. 그리고 부산지역 공개대상 고위 공직자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재산을 등록한 그는 "정치후원금 한 푼 받지 않는 깨끗한 정치로 2030세대를 비롯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주민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화끈하게 만들어 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오규석 군수는 "군수 초임 시절, 기장 지역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어르신들이 돌아가셨다. 그 당시, 거의 대부분의 어르신들의 마지막 길을 환송해 드렸다. 그런데 다른 업무 차, 장례식장을 찾지 못한 한 어르신의 아들이 찾아와,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꼭 군수님을 뵙고 싶어하셨다라는 말을 전해 들었을 때, 너무나도 큰 울림이 있었다. 비록 지금은 떠나지만, 그 때의 감정을 그대로 담아가겠다. 그동안 함께 동고동락해 준 군민들과 기장군청 공무원들에게 감사드린다. 또 다른 도전으로 은혜를 꼭 되 갚아드리겠다"며 지금 군민과의 이별은 거자필반(去者必返)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