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탄약 제조업체, 이탈리아·체코·스페인 등에 탄약부품 수출
소식통 "무기 수출 발전시키기 위한 기회로 우크라 전쟁 활용"
◆…인도 육군 병사들이 모의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11명의 방위산업 관계자와 세관 데이터를 인용해 인도산 군수품이 우크라이나에 지난 1년 동안 소량 이전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는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가 수입한 전체 무기의 1%미만에 해당된다고 보도했다. 인도에서는 허가받지 않은 무기 수출이 발생할 경우 판매를 중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인도산 포탄이 유럽을 거쳐 우크라이나로 유입됐다는 정황은 여러 차례 드러난 것으로 나타났다.
탄약 이니셔티브를 주도하고 있는 체코는 유럽 역외에서 포탄을 구매해 우크라이나에 지원중이다. 앞서 오스카 푸엔테 스페인 교통부 장관은 지난 5월 소셜 미디어에 인도가 무기 거래업체인 체코 국방시스템으로 포탄을 이전한다는 내용의 최종 사용자 계약서를 공유한 바 있다. 당시 스페인 매체는 최종 목적지가 우크라이나라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방위산업체 1곳도 인도에서 빈 포탄을 사 폭발물로 채운 뒤 우크라이나로 탄약을 수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도 세관 기록을 보면 2020년부터 2년 동안 인도 탄약 제조업체 3곳은 이탈리아, 체코, 스페인 등에 약 280만 달러어치의 탄약부품을 수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도는 무기 절반가량을 러시아에 의존할 정도로 전통적으로 러시아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도 서방의 제재 대열에 동참하지 않고 러시아산 원유와 석탄, 비료 수입을 늘리며 러시아의 '자금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세계 최대의 무기 수입국인 인도가 무기 수출 부문을 발전시키기 위한 기회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탄약 이전 사실을 알고 있는 한 인도 방위산업체 임원은 인도 정부가 유럽으로의 공급을 제한하기 위한 그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 때문에 지난 7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양국 외무장관 회담에서 러시아 장관이 우크라이나가 사용하는 인도 군수품 중 일부는 인도 국영업체가 제조한 것이라며 불만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킹스 칼리지 런던의 남아시아 안보 전문가인 월터 라드윅은 이와 관련해 "인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편이 아니다'라는 것을 서방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러시아가 인도의 결정에 거의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