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역사, 퇴행하기도 하지만 결국 진보… 정치 역할 커"

임기 한달 남기고 정치권에 메시지… "긍정과 자부심, 더 큰 도약할 수 있는 힘 돼"

정치의 역할 강조 "갈등·대립 아닌 다양성 인정해야… 통합과 품격 높은 국가 될 것"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다… 과분한 사랑 보내준 국민에 깊이 감사, 공백 없게 할 것"

"오미크론 고비 넘어서며 일상회복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게 된 점은 특히 다행"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역사는 때로는 정체되고 퇴행하기도 하지만 결국 발전하고 진보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앞으로의 역사도 계속 발전하고 진보해 나가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에서 "(역사는) 격동의 근현대사를 헤쳐 오며 때론 진통과 아픔을 겪었지만 그것을 새로운 발전 동력으로 삼아 결국에는 올바른 방향으로 전진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역사를 총체적으로 긍정하며 자부심을 가지기를 희망한다"며 "그 긍정과 자부심이야 말로 우리가 더 큰 도약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임기 만료를 1개월가량 앞두고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다양한 해석을 낳게 했다.

우선 이번 대선 패배로 정권이 교체되긴 하지만 그럼에도 지난 5년 문재인 정부의 성과가 우리 민주화를 진일보하게 했다는 자평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차기 정부에서 문 정부가 추진한 정책들과 배치되는 정책을 펼치더라도 향후 국민들이 문 정부의 정책이 틀리지 않았음을 이해하고 ‘정권 재탈환’의 기회가 올 것임을 마음에 둔 발언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선진국이자 선도국가임을 언급한 뒤, "신장된 국력과 국가적 위상에 맞게 정치의식도 함께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정치의 역할이 크다면서 혐오와 차별은 그 자체로 배격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대선 후유증으로 인 국론 분열을 경계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혐오와 차별이 아니라 배려하고 포용하는 사회, 갈등과 대립이 아니라 다름을 존중하고 다양성 인정하는 사회, 그것이 진정한 통합으로 나아가는 길이며 품격 높은 대한민국이 되는 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년 임기를 소회하면서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 정부 임기도 끝을 향해가고 있다"며 "지금까지 과분한 사랑을 보내주신 국민께 깊이 감사드리며 안보와 국정에 공백이 없도록 마지막까지 최선 다하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의 성공적인 마무리는 다음 정부의 성공적인 출범으로 이어지게 된다"며 "국민들이 끝까지 성원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현재 상황에서 무엇보다도 다행스러운 점으로 오미크론의 고비를 넘어서며 일상회복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오랜 기다림 끝에 모두의 인내와 노력으로 일상을 되찾아갈 수 있게 되어 무척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라며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일상적 방역과 의료체계로의 전환, 감염병 등급 조정 등 포스트 오미크론의 대응 채비를 차질없이 갖춰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교훈을 차기 정부로 잘 이관하여 새로운 변이나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국가적 역량을 계속해서 키워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한편으로, 대외경제 여건이 더욱 악화되는 상황에서 국민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한 긴장감도 한시도 늦출 수 없음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며 세계적으로 물가 급등과 공급망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중국에서 코로나 확산에 따라 강력한 지역 봉쇄조치가 시행되면서 우리 경제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핵심품목들의 공급망을 점검하고, 봉쇄지역 내 생산과 물류 차질 등에 선제적인 대비태세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현 시기 민생 안정을 위해서는 물가 관리와 함께 주거 안정이 특히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범정부적으로 물가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편에서는 하향 안정화 추세가 지속되던 부동산 시장이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어 걱정"이라면서 "전 세계적으로 금리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가계부채 관리와 금융 건전성 유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어렵게 안정세를 찾아가던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전반적인 규제 완화는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차기 정부가 대폭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는 점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우리 정부는 위기 극복 정부로서 마지막까지 역할을 다하면서, 임기 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해 왔던 국정 성과와 과제들을 잘 정리하여 대한민국이 계속 도약해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