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제도는 일정 요건을 갖춘 금 도매업자가 거래하는 금지금(金地金·순도 99.5% 이상의 금괴.골드바 등)을 수입할 때 부가가치세 10%를 면제해 주는 제도다.
서울고법 형사3부(민일영 부장판사)는 면세금지금을 수입해 불법 유통시키며 세금을 포탈하고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금은방 업자 공모씨 등 5명의 항소심에서 조세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로 인정해 주범인 공씨와 제모씨에게 각각 징역 3년 및 벌금 330억원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은 면세금을 대량 매입한 뒤 시세보다 낮은 공급액에 부가세가 가산된 금액으로 덤핑 판매하고 판매대금은 즉시 사용해 부가세를 전혀 납부하지 않은 채 폐업하는 형태로 조세포탈 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덤핑 판매로 언뜻 손해를 보는 듯하지만 공급가액에 부가세가 합산된 금액을 판매대금으로 받아 결과적으로 상당한 이득을 보는 방식으로 변칙적 금 매매를 했고 판매대금을 즉시 소비해 부가세 징수를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공씨와 제씨는 1심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지만 조세포탈 혐의는 무죄가 선고됐다.
한편 재판부는 공씨 등에게 명의를 대여해 준 `바지 사장' 백모씨 등 3명에게는 각각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14억∼240억원을 선고했다.
면세금지금 제도는 2003년 7월 금 밀수 방지 차원에서 도입됐으나, 금 도매업자들이 이 제도를 악용해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뒤 부가세를 부정환급받는 수법으로 막대한 세금을 탈루한다는 지적이 국정감사 등을 통해 꾸준히 제기됐다. <연합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