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영업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다단계 업체 제이유그룹이 검.경 및 정치권에 거액의 로비자금을 뿌렸다는 보고서가 국가정보원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정보위 소속 한나라당 권영세(權寧世) 의원이 4일 공개한 `제이유그룹의 비자금규모 및 은닉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고문, 총경리 등을 통해 2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검.경 및 정치권에 100억여원을 로비자금으로 사용했으며, 중국 베이징(北京), 필리핀에 각각 60억원, 40억원을 밀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원은 지난 2일 권 의원에게 "국정원이 보고서를 작성했으며, 검찰에 참고자료로 보냈다"고 확인했다고 권 의원측은 밝혔다.
보고서는 정관계 로비와 관련, 제이유그룹 J회장이 정치권 인사들의 정치헌금 요구에 `보험'을 든다는 차원에서 과감하게 자금을 지원했고, 다단계업계에 대한 검.경의 내사 및 수사, 공정거래위 등의 조사에 대비해 무마비 등으로 금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보고서는 J회장이 지난 2004년 5월 기업인수 자금 출처와 관련한 검찰의 내사 착수사실을 알고 로비스트를 통해 여당 당직자를 대상으로 100억원대의 비자금을 살포, 내사를 중단시키는데 성공했으며 해당 검사는 수사착수 기회를 엿보다가 결국은 J회장과 밀착관계를 형성했다고 적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보고서는 또 J회장 측근들의 말을 인용, "J회장이 부도와 구속 등 최악의 상황에 대비, 정.관계 등에 뿌린 금품살포 리스트 등 승부수로 활용할 자료 작성에 착수했다"면서 "여당 의원은 물론 공정위 직원, 검.경 관계자 등 뇌물 수수자가 워낙 많아 드러나면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제이유그룹이 작년 8월 파산위기 돌파용으로 300조원대의 전북 군산시 앞바다 석유개발 프로젝트를 전격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정원측은 "해당 보고서는 국정원이 검찰에 이첩한 첩보문건과 유사해 보인다. (국정원은) 모기업과 관련해 여러 의혹 등이 있어 관련 첩보를 취합했다"면서 "첩보는 검찰에 이첩했으나 국정원은 이에 대한 수사권이 없어 사실 여부는 확인이 안된 첩보 수준이다. 사실 여부는 검찰에서 확인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