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을 점령한 러시아군 <사진 로이터>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162명의 장교와 47명의 여군을 포함, 우크라이나 제36해병여단의 군인 1026명이 (마리우폴의) 일리치 제철단지 구역에서 항복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에서 "러시아군과 도네츠크 인민공화국(DPR) 민병대의 공세에 따라 36해병여단 우크라이나군 1026명이 자발적으로 무기를 내려놓고 투항했다"고 했다. 또 현장에서 우크라이나 군인 151명이 치료를 받고 마리우폴 시립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같은 주장을 담은 영상도 공개했다. 러시아 TV는 12일 마리우폴 일리치 제철단지에서 해병들이 손을 들고 걷고 있는 모습을 보도했다. 군인 중 한 명이 우크라이나 여권을 들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마리우폴을 수비하는 36해병여단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탄약이 모두 바닥나 마지막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곧 사살되거나 포로로 잡힐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항복에 대한 정보는 없다"고 일축했다. 올렉시 아리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이날 페이스북에 "36해병여단 수백 명이 러시아군 포위에 벗어나 아조우 연대에 합류하는 특수작전이 성공적으로 수행됐다. 전반적으로 마리우폴 방어가 강화됐다"고 했다.
한편 마리우폴은 러시아의 영토인 크림반도와 친러시아 성향의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돈바스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로, 지난달 5일 러시아군에 포위돼 도시 기반시설이 90% 이상 파괴됐다. 지난 11일에는 바딤 보이쳰코 마리우폴 시장이 민간인을 포함한 전체 사망자 수가 2만 명을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병력 지원과 물자 보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마리우폴 함락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마리우폴은 전쟁 전 인구가 45만 명에 달했으나 지금은 10만~15만 명으로 추산되며 모든 국제 구호 차량의 진입마저 봉쇄된 상태다.
로이터 통신은 마리우폴이 함락된다면 전쟁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가 함락되는 것이라면서 2014년 러시아가 합병한 크림반도와 분리주의자들이 장악한 동부지역 사이의 육로가 확보된다고 분석했다.
<로이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