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화이트 바이오 로드맵. 사진=현대오일뱅크 제공
화이트 바이오란 광합성에 의해 생성되는 식물자원을 원료로 각종 에너지원과 화학소재를 생산하는 탄소저감 산업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석유를 원료로 하는 정유·석유화학 사업만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기존 바이오 산업은 대두, 옥수수, 팜 등 식용 자원에서 에너지원을 추출했으나 산림파괴 등의 부작용이 심각해져 선진국을 중심으로 식용 원료 사용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이에 현대오일뱅크는 기름찌꺼기, 폐 식용유, 땅에 떨어진 팜 열매 등 식용 대비 가격이 저렴한 비식용 자원을 원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제품 추출 방식도 촉매 사용 대신 고온·고압 조건을 활용한 초임계 공법이 적용된다.
회사측은 "초임계 공법은 유해 물질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적이고 전처리 공정이 불필요해 투자비와 운전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이미 업계 최고의 정유 고도화 공정에서 사용하고 있어 운영 노하우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1단계로 내년까지 대산공장 1만㎡ 부지에 연산 13만톤 규모 차세대 바이오디젤 제조 공장을 건설하고 2024년까지 대산공장 내 일부 설비를 연산 50만톤 규모 수소화 식물성 오일(HVO, Hydrogenated Vegetable Oil) 생산설비로 전환할 예정이다. HVO는 비식용 원료에 수소를 첨가해 생산하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유럽에서는 주로 친환경 경유로 사용되고 있다.
2단계에선 HVO를 활용한 차세대 바이오 항공유를 생산해 시장 개척에 나설 방침이다. HVO를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에도 원료로 투입해 바이오 기반 석유화학 제품까지 활용도를 높이고 국내뿐 아니라 원료 조달이 용이한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 화이트 바이오 제조 공장을 건설·운영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3단계로는 2026년까지 글리세린 등 화이트 바이오 부산물을 활용한 바이오 케미칼 사업이 추진된다. 2030년까지 연간 100만톤에 달하는 화이트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에서 공급받고 있는 바이오 연료 일정 물량을 유지하면서 자체 생산제품을 자급·수출용으로 소화해 상생을 도모한다.
주영민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기존 정유 공정의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을 접목해 화이트 바이오 사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며 "2030년까지 화이트 바이오, 블루수소, 친환경 화학·소재 등 신사업 이익 비중을 70%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