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美상원 대표단에 "러 테러지원국 지정해달라" 촉구
◆…미치 매코널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왼쪽 두번째) 등 미 상원 대표단이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젤렌스키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공화당 대표단과 회담 후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재차 촉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영상 메시지에서 "최근 (우크라이나에 신속한 무기 지원을 위해) 무기대여법을 갱신한 미국의 역사적인 결정에 감사를 표했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약 80년 만에 처음으로 '2022년도 우크라이나 민주주의 방어 무기 대여법'에 서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를 테러 국가로 공식 인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민을 상대로 제노사이드(대량학살)을 자행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특별한 역할"에 주목하고 러시아 은행에 대한 추가 제재를 기대한다고 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린지 그레이엄(공화당)·리처드 블루먼솔(민주당) 상원의원은 11일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토니 블링컨 장관은 지난달 27일 미 상원 청문회에서 "러시아 테러지원국 지정을 고려하고 있다"며 "문제는 법적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면 대외 원조가 제한되고 방산물자 수출이 금지된다. 현재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국가는 북한과 쿠바, 이란, 시리아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이날 메시지에서 식량 안보를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가 흑해를 봉쇄하고 전쟁을 계속하면서 수십 개국을 식량 가격 위기, 심지어 기근의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이것은 우리의 반전 연합이 함께 더욱 단호하게 행동하도록 하는 또 다른 동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는 이날 러시아TV 인터뷰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긴밀한 협력은 "극도로 위험하다"며 "미국은 두 핵보유국 관계를 가장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는 갈등 속으로 점점 더 깊이 빠져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매코널 의원은 미 공화당 상원의원 3명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지지 방문했다. 수전 콜린스, 존 코닌, 존 바라소 의원이 함께 했다. 지난달 30일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방문 2주 만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도 지난 주 예고 없이 키이우를 방문했다.
이같은 미국 고위인사들의 행보에 대해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는 이날 러시아 TV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긴밀한 협력을 갖는 것은 극도로 위험하다"고 했다. 그는 "(미국의 잇단 우크라 방문은) 미국과 러시아, 두 핵보유국 간의 관계에 있어 갈등의 골이 점점 더 깊어져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