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역풍 맞자... 李 "김포공항 이전해야" vs 宋 "제주도민 합의없이 추진 불가"
제주지사 후보 등 당 안팎의 강한 반발에 宋, 제주도민 달래기 나서
친이(친 이재명)계 조응천도 "대선 때도 나온 얘기지만 안 되는 거라 했다"
윤호중 "중앙당 공약 아냐... 민주당 지지 보고 최종 결정할 것" 발언도 논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27일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아라 김포여객터미널 아라마린센터 앞 수변광장에서 열린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사진기자단]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선 이재명 위원장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김포공항 이전’을 공동공약으로 내걸며 현 김포시에 위치한 김포공항을 이전해 수도권 서부 일대를 개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았지만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수도권 쟁점으로 시작된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제주도와 부산까지 영향권 내에 들어가면서 유리한 판세를 예상하던 제주지역 민주당 후보들은 혹여 이 공약이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지난 28일 즉각 공약 반대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이 위원장은 30일 오전 자신의 계양을 선거사무소에서 윤호중·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합동기자회견에서 두 사람과 손을 맞잡고 "우리는 원팀"이라며 지도부 갈등 진화에 부심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김포공항 이전' 공약에 대해선 "인천공항으로 통폐합할 경우 제주 관광산업이 영향을 받는다? 이는 저는 좀 모자란 생각이거나 악의적 선동이라고 생각한다"며 오세훈 서울시장 국민의힘 후보 등의 반발에도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어 "김포공항으로 인한 소음 피해, 또 공항 고도 제한 때문에 생기는 개발 제한 피해가 약 300만명에 이른다"며 "김포공항 이전이 국가나 지역과 국민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송영길 후보는 같은 시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김포공항 이전’ 공약과 관련해 "제주도민의 합의 없이는 추진될 수 없고, 중앙정부의 동의도 필수적이다"라며 "오영훈 제주지사 후보가 당선되면 함께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면서 "지금은 공약 단계이고 공론화가 필요하다"며 "당연히 수도권·충청·호남·제주 지역 주민들의 의견 수렴과 중앙정부의 협조를 얻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후보는 이어 "다시 한 번 오영훈 후보와 사전에 상의가 안 된 것 때문에 죄송한 마음이 있는데 절대 제주도민의 동의 없이 추진될 게 아니다"라며 "제주도의 가장 현안 문제가 쓰레기, 오폐수 처리 문제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쓰레기만 버리고 가는데, 이것을 중앙정부와 김포(공항 부지) 개발비용으로, 기부채납으로 지어줘야 한다"고 제주도민 반발 무마에 부심했다.
이와 관련 조응천 민주당 비대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게 대선 때도 나왔던 얘기다. 그때 송영길 대표가 무지하게 밀었고 이재명 후보가 상당히 관심이 있었던 거"라면서 "국토위 간사였던 제가 여러 가지로 분석해서 ‘이거 안 되는 거다’라고 그때 얘기를 했었다"고 실현 가능성이 없음을 재차 밝혔다.
그러면서 "우선 대도시에는 대체공항을 지금 다 만들고 있는 추세로 큰 공항에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체공항으로 이착륙 회항을 시킨다"며 "비행기 뜨고 내리는 횟수(슬롯)인데, 우리나라 북쪽에는 북한이 있어 북쪽 슬롯을 인천공항은 사용을 못 한다“면서 ”거기다 군사 공역이 굉장히 많다. 그래서 슬롯을 획기적으로 늘리지 않는 이상은 인천공항에서 제주로 가는 국내선을 처리할 여력이 지금 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대선 선거사무소 중앙선대위 현장 회의에서 이 같은 ‘김포공항 이전’ 관련 민주당의 내홍에 대해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말을 바꾸는 정치세력에 또다시 대전의 운명을 맡기겠느냐"며 "더불어민주당은 김포공항 이전이라는 중요한 공약을 놓고도 당에 대한 지지를 보고 결정하겠다며 사실상 유권자를 협박한다"고 맹비난했다.
앞서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날 이 후보와 송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자당 지방선거 출마자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것과 관련, "중앙당의 공약이 아니고,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의 공약으로 알고 있다"고 진화에 부심했다.
윤 위원장은 그러면서 ‘김포공항 이전’ 당론 채택 여부를 묻는 질문엔 "우리 당 후보들 간 지역에 따라 의견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 어떤 지역에서 우리 당에 대한 지지를 해주시는가를 보고 최종적으로 결정할 생각"이라고 답한 바 있다. 국민의힘에서 이를 지적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