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소이부답' 던지자 이준석 "소이부답은 행동으로 하는 것"

최근 우크라이나 방문과 당 혁신위원회 등 관련해 거친 설전을 이어온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과 이준석 당대표가 이번엔 사자성어로 맞붙었다.

정진석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이부답(笑而不答, 웃을 뿐 대답하지 않는다)'이라는 글귀가 쓰인 액자 사진을 올렸다.

이는 전날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이 대표가 정 의원을 향해 "추태에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한 우회적인 반응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9일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내 소속 의원, 최고위원, 당대표를 저격해 가면서 자기 입지를 세우려는 사람이 당을 대표하는 어른일 수 있겠는가"라고 정 의원을 저격했다.

또 이 대표는 "누가 봐도 공명정대하기로 이름난 최재형 원장을 소위 '이준석계'로 몰아붙이며 정치적 공격을 가하는 것은 적어도 여당 부의장이 해선 안 되는 '추태'에 가깝다"며 매섭게 몰아붙였다.

이와 관련해 정 의원은 직접적으로 응수하지 않은 채 화물연대 파업 등 현안 관련 글만 연달아 게시했다.

이를 두고 잠시 '휴전하겠다'는 뜻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지만, 하루만에 다시 이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을 SNS에 게시했다.

이에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이부답은 행동으로 하는 것이지, 소이부답을 소이부답 하겠다고 올리는 게 소이부답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이) 오늘 소이부답 하겠다고 하니까, 하시면 되는데 그걸 '나 조용히 하겠음'을 글로 올려놓고 조용히 하겠다는 것은 의아한 반응이라고 생각한다"고 비꼬았다.

한편 이 대표는 귀국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친윤계 의원 주도로 만들어지는 '민들레' 모임에 대해 "어떤 취지의 모임인지 딱히 와닿지는 않는다"며 "이미 공식적인 경로로 '당정대 협의체'가 가동되는 상황에서 '사조직'을 따로 구성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면서 지적했다.

또 "사조직을 구성하기로 했으면 그 취지에 맞게 친목을 다지면 되는 것"이라며 "세를 과시하듯 총리, 장관 등의 이름을 들먹이며 이야기하는 것은 정부에 대해서도 부당한 압박을 가하는 것이고 국민들이 좋게 볼 이유가 하나도 없는 모임"이라며 비판했다.

당내에서 대표적인 '윤핵관'으로 알려진 장제원 의원 등을 주축으로 하는 의원 모임 '민들레'가 발족을 준비하는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친윤 그룹이 이 모임을 통해 '세력화 아니냐'는 해석에 따라 당 내부 갈등에 불을 붙인다는 우려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