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당 지도부 선출 위한 '경선 룰'에 첨예한 대결 구도 보여
친명-반명, 경선 룰에서 '권리당원 투표비중 놓고' 갈등 첨예화
이인영, 전날 이어 양 진영 간 갈등 구조 해결 위한 호소 나서
우상호 비대위 인준 위한 중앙위원회에서도 극도의 우려감 나와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중앙위원회 의장이 10일 국회에서 중앙위원회 결과를 발표하기에 앞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변 의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당내 친명-반명간 대결구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사진=연합뉴스, 국회사진기자단]
오는 8월로 예정된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을 쥐기 위한 당내 계파간 갈등은 수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나서 "국민의 염려를 생각하고 단결해서 잘하길 바란다"라며 일치단결해 줄 것을 당부했지만 요지부동이다.
이런 갈등의 가장 큰 이유로 현행 민주당 당헌·당규에 규정되어 있는 지도부 선출 방식인 대의원 투표 45%-권리당원 투표 40%-일반당원 여론조사 5%-일반국민 여론조사 10% 합산 룰에 대한 이견이 꼽히고 있다.
신경민 전 의원은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권리당원 투표권한을 입당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여야 한다는 친명측 주장에 대해 "이걸 손보겠다고 만약에 우상호 비대위가 결심을 하는 순간 전당대회 자체가 매우 소란해지고, 아주 이 끔찍한 내홍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신 전 의원은 친명측이 권리당원 투표권한 6개월을 3개월로 줄이자는 주장에 대해 "이걸 6개월로 할 때 그 당시에도 논란이 많았다. 그런데 이걸 다시 3개월로 낮추자는 거는 뻔하다"며 "이재명 후보가 되게 하려고 들어온 개딸(개혁의 딸), 양아들, 이런 쪽의 분들이 굉장히 많다“고 이런 움직임을 '이재명 당대표 만들기'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비대위가 아마 몸살을 앓을 것"이라며 "결론은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지만 이 룰 개정 문제는 사실은 손대기가 어렵다. 안 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현명하다"고 쐐기를 박았다.
그는 이재명 의원을 지지하는 강성 팬덤에 대해서도 "팬덤이라기보다 요즘엔 이걸 훌리건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다"며 "그게 민심하고 유리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이 발견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욕도 많고 '너 같은 사람은 빨리 없어져라'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는 분도 있다"며 "이런 훌리건적 행태는 팬덤을 넘어서는 거다. 이렇게 가는 건 한국의 정치뿐만 아니고 우리나라의 앞으로 미래를 위해서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반면 친명계인 양문석 경남지사 낙선자는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쓰레기, 바퀴벌레, 빈대 이런 표현들을 썼는데, 이 표현들이 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친문을 원색비난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지내기도 한 양 낙선자는 그러면서 "민주당 내부에서 계속해서 해당 행위를 하고 민주당의 대선 패배와 지선 패배에 공언했던 그들을 향해서 단호히 질타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혁신은 두 가지다. 하나는 제도적 쇄신, 하나는 사람에 대한 물갈이를 해야 한다"고 인적 쇄신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이낙연·홍영표·김종민 등 반명계 인사들을 실명까지 거론하면서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쓰레기들이라고 썼다"라며 "오로지 자신들 눈에는 당권 그리고 총선 공천권 이런 권력만 탐한 그 부분에 대한 분노를 했던 것"이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시대가 어떤 시대인지 고민하지 않고 당권과 공천이 유리한 자신들의 자리 사욕들을 투영시키는 발언들이 계속해서 돌출하는 것들, 이것들의 뿌리들이 아주 사악하다는 것"이라고 원색비난했다.
한편 이와 같은 양 진영간 더욱 첨예화되고 있는 당권 경쟁에 대해 이인영 의원과 변재일 당 중앙위원회 의장 등은 당이 계파간 극한대립으로 빠져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출처= 이인영 의원 페이스북 캡처］
그러면서 "심지어 '이포윤지(이재명 포기하고 윤석열 지지한다)', '민실투포(누가 있는 민주당에 실망해서 투표를 포기한다)'까지 해야만 했나?"라며 "민주당에 실망했다고, 누구누가 싫다고 이래야만 하나? 참투후평(참고 투표하고 나중에 평가하자)가 바보는 아니잖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팬덤정치’ 논란에 대해서도 "팬덤정치, 얼마든지 긍정적일 수 있다. 그런데 가치와 방향을 실종한 채 상대를 제압하려는 목적만이 도드라져서는 안 된다"라며 "서로에게 험한 말의 총구를 겨누고, 게다가 몇몇 정치인들이 이를 악용해 단순한 세(勢)대결로 몰고 가는 풍토는 당장 갈아엎어야 한다. 한 마디로 정치의 막장과 같을 뿐이다. 패망의 지름길"이라고 했다.
이어 "왜 우리는 패권싸움에만 직진으로 몰두하나? 왜 서로에게 이토록 모질고도 또 모질게 대하냐?"라며 "헤게모니는 중요하지만 가치 없는 헤게모니는 폭력이 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평가는 지독하게 하고 책임도 반듯하게 물어야 한다"라면서도 "그러나 또 다른 '나'일 수 있는 '우리'끼리 물어뜯고 손가락질해서는 남을, 국민의힘을 절대로 이길 수 없다"라고 단언했다.
변재일 당 중앙위 의장 역시 이날 우상호 비대위 인준을 위해 소집된 중앙위원회 회의 모두발언에서 "실체도 불분명한 편 가름 속에서 상대방에 패배의 책임을 전가하는 패거리 정치에 빠져있다 보니 국민들은 점점 더 멀어지는 것이 아닌가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극도의 위기감을 나타냈다.
지방선거가 끝난 지 열흘이 지났지만 당 내부에서 여전히 ‘내 탓, 우리 탓’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보다는 당내 진영간 책임 전가에 더 열중하고 있다는 질책을 날린 것이다.
변 의장은 그러면서 "이번 비대위는 극도의 혼란에 빠진 당을 수습하고 다음 전당대회를 준비해야 한다. 제대로 된 혁신을 통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를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면서 ”벼랑 끝에 선 민주당을 살리는 비대위가 될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당부했다.
당대표 직무대행인 박홍근 원내대표도 "국민께서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민주당에 최후통첩을 한 것임을 명심하자"며 "지금 이 순간에도 민주당의 행동 하나하나를 지켜보고 계시다. 모두의 살신성인만이 길이다. 무한한 책임을 지고, 함께 가자"며 단결을 호소했다.
이날 한국갤럽은 지방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차기 당권을 놓고 친명-친문이 극한 갈등을 겪고 있는 민주당 지지율이 다시 20%대로 추락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민주당의 마지막 버팀목이었던 30대와 40대에서도 국민의힘에 추월당해, 민주당이 창당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음을 웅변적으로 보여주었다고 분석했다.
한국갤럽 조사결과에 따르면, 7~9일 사흘간 전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45%, 더불어민주당 29%, 지지하는 정당 없는 무당(無黨)층 20%, 정의당 5%, 그 외 정당/단체 1%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전주와 동일한 반면, 민주당은 3%포인트 하락하면서 다시 2주 전의 20%대로 추락했다.
심각한 것은 지난주 국민의힘에 앞섰던 30대와 40대에서 금주 국민의힘에게 추월을 당하며 전 연령층에서 국민의힘에게 밀렸다는 대목이다. 특히 40대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으 추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9.4%.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