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주인→고양이→수의사’ 경로로 감염 추정
감염 의심 동물 접촉 위험 높은 '수의사' 주의 요구
◆…서울 시내 한 동물병원에서 고양이가 광견병 예방주사를 맞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태국 송클라대학교 연구진은 지난해 현지 수의사가 고양이로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연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이 연구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신종 감염병(EID)' 7월호에 실렸다.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방콕에 사는 아버지와 아들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와 송클라에 있는 병원에 입원했고, 기르던 고양이는 동물병원으로 보내져 검사를 했다.
이후 검체 채취를 하는 과정에서 고양이가 수의사 얼굴에 재채기를 했으며 당시 수의사는 마스크와 장갑은 끼고 있었으나 안면 보호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흘 뒤 수의사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확인 결과 고양이 검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나왔다.
수의사가 밀접 접촉한 사람 중에 코로나19 감염자는 없어 고양이로부터 감염됐다는 가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또 게놈 시퀀싱(DNA 염기서열 분석) 결과 고양이와 이 세 사람은 델타 변이 중 동일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당시 송클라 병원의 다른 환자한테서 나온 검체와는 다른 종류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고양이를 포함한 동물도 코로나19에 걸린다는 것은 여러 차례 보고됐지만 고양이가 인간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파한다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고양이에게서 인간으로 통하는 감염경로가 흔하지 않다고 전하면서도 코로나19에 확진된 반려동물 주인이나 감염의심 동물과 접촉할 수 있는 수의사 등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캐나다 겔프대학교의 전염병 수의사 스콧 위즈 박사는 이번 연구에 대해 "이 바이러스가 여전히 다른 종 사이에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