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 ‘글로벌 디지털금융 중심지 가능성 및 추진방안’ 세미나
우리나라가 글로벌 디지털금융 중심지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뉴욕, 런던, 홍콩 등 전통적 금융중심지의 위상에 균열이 생기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IT, 핀테크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6일 ‘글로벌 디지털금융 중심지 가능성 및 추진방안’ 세미나에서 “금융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한 만큼 가상자산을 비롯한 디지털금융 중심지를 고려해볼 수 있다”며 “발빠르게 대응해 우리가 이니셔티브(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디지털금융 중심지는 해외기업을 유치하고 국내기업을 육성해 고급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에 새로운 먹거리를 제공할 것”이라며 “규제자유특구를 조성해 디지털금융 및 가상자산과 관련해 다른 지역과 차별적인 제도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업자나 거래 등에 대해 법인세, 거래세, 양도세 감면 등 파격적인 세제 혜택 등을 부여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현재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서울 여의도나 부산 문헌지구 등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할 수 있다고 봤다.
2019년 도입된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글로벌 디지털금융 테스트베드로 육성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 위원은 “디지털금융, 탄소중립 등 미래지향적 금융혁신 사업에 집중하고 글로벌 금융사도 참여할 수 있도록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규제자유특구와 연계해 세제혜택 강화 및 가상자산 등 좀 더 과감한 실험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핀테크 혁신기술 허브센터와 디지털자산 글로벌 허브를 추진할 것도 제안했다.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핀테크 육성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디지털자산의 경우도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점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위원은 “우리나라는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개정을 통해 디지털자산 관련 사업자들의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과하는 등 선진국이나 중국, 인도 등 경제 규모가 큰 신흥국들에 비해 다소 앞선 규제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가상자산 채굴 시 지나친 전력을 소모하는 문제를 개선할 필요도 있다고 봤다. 그는 머신러닝, 블록체인 등을 활용한 글로벌 탄소배출권 거래소 설립도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