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통일부 국정감사 답변
"최악의 상황에선 여러 옵션 모두 검토할 필요 있어"
"특단 사정 없는 상태서 합의 먼저 깨는 것은 옳지 않아"
"北 7차 핵실험 가능성 '준비 완료'로 보는 게 국제적 평가"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7일 열린 국회 외통위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최근 정부·여당에서 9·19 합의 파기 문제가 논의되는 데 대한 장관의 입장은 무엇이냐'는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9·19 남북군사합의'는 지난 2018년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이 접경지역에서 일체의 군사적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한 합의한 것으로, 문재인 정부의 최대 대북 성과로 꼽힌다. 구체적으로는 비무장지대 평화지대화, 서해 해상 평화수역화, 교류협력과 접촉 왕래 활성화를 위한 군사적 보장대책과 군사적 신뢰구축조치 강구 등이 담겨 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이 계속되고,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정부·여당 일각에서는 선제적으로 합의를 파기할 필요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권 장관의 이날 발언은 정부가 북한의 핵실험 대응 방안으로 그간 남북 간의 여러 합의 사항들의 파기 여부 등에 대한 영향을 검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7일 국회 외통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감사 개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박 의원이 '9·19 군사합의를 먼저 폐기한다면 앞으로 일어날 군사적 상황 악화의 모든 책임을 한국이 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자 권 장관은 "아주 특단의 사정이 없는 상태에서 우리가 9.19 군사합의를 비롯해서 남북 간 합의를 먼저 깨는 것은 옳지 않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9·19 군사합의를 비롯해서 모든 합의에 대해서 백지화를 지금부터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하면서 "합의는 당사자가 반드시 지키도록 노력을 하고, 그 과정에서 그 합의가 계속 이어지고 오히려 보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권 장관은 '현시점에서 9·19 합의에 대한 파기 계획이 있느냐'는 민주당 이상민·이원욱 의원의 추가 질문에는 "지금 당장 고려하는 것은 없다"며 현시점에서의 파기 가능성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권 장관은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는 "올해 3월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이 이미 있었고, 지금 7차 핵실험에 대한 모든 준비는 완료됐다고 보는 것이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국제적인 평가"라며 대비 태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재옥 국회 외통위원장이 7일 국회 외통위 국정감사를 개의하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북한이 미국과의 직접 담판을 통한 체제보장을 시도할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빠진 상태에서 비핵화 협상이 적당히 마무리되는 것은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또한 권 장관은 '북한에 인도적인 차원에서 대북 쌀 공식지원을 제안할 생각이 있느냐'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는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이어서 굉장히 조심스럽다"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그는 윤석열 대통령 풍자만화 '윤석열차'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는 김홍걸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는 "표현의 자유가 법률의 한계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보호해야 한다"면서도 그 한계를 넘는지는 개별 사안을 갖고 판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지난 2018년 아태평화교류협의회 행사에서 북한 그림 40여 점이 승인 없이 밀반입됐다'는 지적에는 "3점은 정식 승인 절차를 거쳐 들어왔지만 절차를 밟지 않은 나머지 40여 점은 통일부가 관세청에 통보해 압수됐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취재진의 질문에 답한 뒤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 장관은 앞서 인사말을 통해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고 있지만 일희일비하지 않고 안내와 일관성으로 북한의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권 장관은 북한의 지속되는 도발에 대해선 "통일부 장관으로서 무척 안타깝게 생각하며, 동시에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면서 "이런 때일수록 대북정책의 일관성과 초당적 통일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7차 핵실험 강행 시 9·19 군사합의 파기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북핵 대응을 해가는 (한미일)3개국이 외교부와 안보실 등 다양한 채널들을 가동해 대응 방안을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고 있다"며 "미리 말씀드리기는 좀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