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수입 원자재 의존도 낮추고 원재료 공급망 다변화
SK온·삼성SDI·LG엔솔 유럽국가 등 배터리 원재료 확보
‘LG컨소시엄’, 니켈 채굴 등 인도네시아에서 프로젝트 진행
◆…세계 최대 리튬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우유니 염호(소금호수) 사진:로이터통신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이어 유럽연합(EU)도 유럽핵심원자재법(RMA) 제정을 선언하면서 리튬과 희토류 등 주요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탈중국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8월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EU 대외관계청 주최 세미나에서 리튬(배터리)과 영구자석(풍력발전) 등 친환경 및 디지털 전환을 위한 중요 원자재 공급망 중요성을 강조한 가운데 '원자재법(RMA)' 도입을 통해 중요 자원 역내 생산, 자원 공급망 관련 협상력 강화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에너지 부족을 겪은 유럽연합이 수입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는 등 공급망 다변화의 필요성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까지 중국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자 SK온·삼성SDI·LG에너지솔루션은 등 국내 3사는 유럽등의 국가에서 배터리 원재료를 확보하기 위해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지난달 28일 현지 리튬 업체인 '글로벌 리튬사'와 리튬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호주는 세계 최대 리튬 생산국이다. SK온은 '글로벌 리튬'이 소유·개발중인 광산에서 리튬 정광(스포듀민)을 장기간 공급받기로 했다.
이 밖에도 SK온은 글로벌 리튬과 함께 광물 채굴, 리튬 중간재 생산 등 배터리 밸류체인 내 추가 사업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다. 지난 2018년 설립된 글로벌 리튬은 현재 호주 내 광산 2곳에서 대규모 리튬 정광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3월 리튬 확보를 위해 아르헨티나 염호에 40억달러(약 5조76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2024년 준공 목표로 리튬공장을 건설중이다. 매년 2만5000t의 수산화리튬을 생산할 계획이다. 아르헨티나는 칠레, 볼리비아와 함께 전 세계 리튬 매장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김동수(왼쪽 네번째부터) LG에너지솔루션 구매센터장 전무, 헤더 스테판슨 캐나다 매니토바 주지사,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조지 피리 온타리오주 장관 등이 22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광물업체 '컴퍼스미네랄'과 대규모 탄산·수산화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부터 7년간 컴퍼스 미네랄이 생산하는 친환경 탄산 수산화리튬의 40%를 공급받을 예정이다. 또 지난달 22일 캐나다 광물업체 3곳(일렉트라·아발론·스노우레이크)과 업무협약을 맺고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황산코발트·수산화리튬 등을 공급받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부터 3년간 일렉트라로부터 황산코발트 7000톤을, 2025년부터 5년간 아발론이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5만5000톤, 10년간 스노우레이크가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20만톤을 공급받는다고 밝혔다.
또 LG화학·LX인터내셔널·포스코홀딩스 등 ‘LG컨소시엄’은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국영 기업 안탐(Antam), 배터리 투자 업체 IBC 등과 손잡고 광산 투자, 니켈 광석 채굴 및 가공, 양극재 생산, 배터리 생산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니켈 매장량 세계 1위 국가다.
◆…자료:삼성SDI 제공
삼성SDI는 미국과 유럽에 R&D 연구소를 잇달아 설립하며 글로벌 R&D 역량 강화에 나섰다. 지난 7월 독일 뮌헨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했고, 8월에는 미국 내 첫 연구개발 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각 해외 센터는 지역별로 특화된 배터리 연구기술을 연구·개발한다.
삼성SDI는 업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며 미래의 성장동력인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삼성SDI의 연구개발비는 877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