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브라이트 “표절 아니다. 실력 뛰어난 학생”
"작품에 나타난 유사한 부분은 우연의 일치"
문체부, 만화영상진흥원에 '엄중 경고' 조치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왼쪽)와 영국 일간지 ‘더 선’에 게재된 스티브 브라이트의 만평.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만화 ‘윤석열차’에 대한 표절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원작자인 영국 작가가 “표절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 출신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는 라파엘 라시드는 영국 일간지 '더 선'에 '영국 총리 열차'를 그린 작가 스티브 브라이트에게 표절 논란에 대해 직접 문의한 뒤 6일 트위터에 브라이트가 보내온 이메일 답장 전문을 공유했다.
라시드는 "브라이트가 고등학생의 작품이 절대 표절이 아니다. 오히려 실력이 뛰어난 학생이라고 극찬했다"고 전했다.
◆…자료:라파엘 라시드의 트위터 캡처
라시드가 공개한 이메일에 따르면 브라이트 작가는 "이 학생은 내 작품을 표절하지 않았다. 작품에 나타난 유사한 부분은 우연의 일치이지 의도한 것은 아니다. (이런 일은 만평세계에서 항상 일어나곤 한다)"며 "내가 보기엔 학생은 잘못이 없다. 오히려 펜과 붓을 잘 사용한 스킬은 칭찬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내 만평이 학생에게 유사한 방식의 영감을 준 사실에 놀랍지만 절대 표절은 아니다"며 "파란색 기차만 유일하게 비슷할 뿐 주제와 캐릭터는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평에 재능이 있어 칭찬받아야 할 학생이 정부를 풍자하면 비난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행히도 영국은 (정치 풍자가) 허용될 뿐만 아니라 장려되고 있다"며 "그것이 없었다면 만평가라는 직업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부천국제만화축제 기간 동안 한국만화박물관에 ‘윤석열차’ 만화가 전시돼 논란이 일었다. 해당 작품은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고등부 카툰 부분 금상(경기도지사상)을 수상했다. 작품에는 열차 조종석에 김건희 여사로 추정되는 인물과 칼을 든 검사들이 윤 대통령 얼굴을 한 열차를 타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으로부터 부천국제만화축제 수상작인 '윤석열차' 관련한 질의를 받고 있다. 2022.10.5 사진:연합뉴스
이후 영국 일간지 더선의 한 논평 기사에 첨부된 만평과 비슷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윤석열차'를 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표절을 주장하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축제를 주관한 만화영상진흥원에 '엄중 경고' 조치를 내리면서 “정치적인 주제를 다룬 작품을 선정해 전시한 것은 학생의 만화 창작 욕구를 고취하려는 행사 취지에 지극히 어긋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정부의 이 같은 대응에 더불어민주당은 6일 표현의 자유 침해에 해당한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냈다.
한국만화가협회와 한국웹툰작가협회도 7일 성명서를 통해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분 금상 수상작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엄중 경고'에 대해 다시 '엄중 경고'한다"며 "문체부는 경고와 행정조치 예고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