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회 행안위 서울시 국정감사에 오른 'TBS지원폐지 조례안'
野 "TBS 최대 대표 프로그램인 '김어준의 뉴스공장' 말살 조례안"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인 방송인 김어준 씨(오른쪽)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교통방송(TBS)의 '정치적 편향성'은 비판하면서도 국민의힘 서울시의원 전원이 지난 7월 공동발의한 소위 'TBS 지원조례 폐지 조례안'에 대해서는 입장이 다르다며 거리를 둿다. 더불어민주당은 오 시장에게 서울시의회가 발의안을 철회하도록 설득할 것을 거듭 압박했다.
오 시장은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TBS 폐지, 또는 지원 중단에 대해 어떤 소신과 의견을 갖고 있느냐'는 임호선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현재로서는 (서울시의회와) 입장을 달리하는데 시의회와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논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TBS는 누가 봐도 정치적으로 많이 편향돼 있다. '특정 정당, 그중에서도 특정계파 지지를 선언한 사람'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그런 속마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며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인 방송인 김어준 씨를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시의회는 TBS 폐지 조례안을 냈지만, 저는 노조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고 그런 관점에서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들보다는 TBS 노조에 힘을 실었다. 그는 "지난 7월쯤 노조가 '사장(이강택 대표)의 특정 정파의 기운 경영이 과연 올바르냐'에 대한 판단을 내포하고 있는 내부 조사"를 했고 "1노조, 2노조가 다 '사장의 스탠스(stance)에 성찰과 결단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TBS와 관련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오후에 속개한 국정감사에서 "'TBS 지원폐지 조례안'은 '김어준의 뉴스공장 말살 조례안'"이고 "지방자치단체 출자 출연법을 위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 시장이 이것을 방치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시의원들을 설득하고, 이런 엉성하고 말도 안 되는 조례 제출하는 거 아니라고 얘기하셔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오 시장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시의회 자체적으로 논의를 계속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시의회에서 하는 일에 제가 관여하는 것은 원칙에 어긋난다. 시의회는 나름대로 토론회를 갖고 저 조례안에 문제가 없다고 의견을 정리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가리켜 "TBS 창사 이래 그렇게 많은 국민들이 애청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을 가져본 적이 없다"며 "재정자립도가 원래 18% 퍼센트였는데 31%까지 오른 것은 뉴스공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가 지난 8월 29일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TBS 출연 동의안'을 비판했다. 이 동의안은 올해 320억 원에서 88억 원 삭감한 232억 원을 내년도 TBS 출연금으로 지급하는 내용이다. 그는 "(서울시가 TBS에) 재정자립도 50%를 만들어내라고 요구했다. 시청료를 받는 공중파방송인 KBS가 50%인데 TBS 예산을 대폭 깎으면서 저런 동의안을 낼 수 있느냐"고 거듭 따졌다.
오 시장은 "방통위 내부 논의 자료를 보면 서울시에서 충분히 지원하고 있다"며 "TBS도 자체적으로 방통위에 자체 수입을 올릴 타임 스케줄을 제출한 바가 있는데 본인들도 2023년까지 41.78%를 맞추겠다고 계획은 재조정 계획을 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오 시장을 "정치적으로 더 큰 꿈을 가지신 분"이라고 칭하며 "공공성 있는 방송이라면 서울시에서 강력하게 지원하는 것이 당연한데 그 프로그램 하나 때문에 예산을 줄인다. 정치적인 의도가 아주 뻔한 출연 동의안을 내는 것은 저는 우리 시장이 굉장히 옹졸하다고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오 시장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이종배 서울시의원(왼쪽 두번째) 등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이 8월 17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TBS 재난방송 부실 감사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0일 오전 TBS가 재난방송을 하지 않고 정규방송을 내보낸 것은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들은 지난 7월 서울시의 재정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의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을 발의했다. 서울시 재정 의존도가 72%에 달하는 TBS는 이 조례안이 통과되면 내년 7월부터 약 300억 원(TBS 예산의 약 70%)에 달하는 서울시 출연금을 지원받을 수 없다.
한편, 지난 5일 공개된 '미디어재단 TBS 기관운영 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TBS와 이강택 TBS대표에게 각각 '기관 경고'와 '기관장 경고'를 내렸다. TBS가 2019~2021년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과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등을 위반해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총 54건의 법정제재와 행정지도 조치를 받았지만 후속 대처가 미흡했고 ▲'고액 사회료'를 비롯한 출연료 지급계약을 구두로 체결하는 등 업무처리가 부적절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외에 감사보고서에 적시된 지적사항은 ▲주의 17건 ▲통보 8건 ▲징계 2건 ▲시정 2건(추징 1건 포함) 등 총 29건이며, ▲경징계 2명 ▲훈계 2명 ▲주의 6명 등 신분상 조치도 이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