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반도체 장비업체들, 中에서 직원철수 및 작업중단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가 중국 반도체 생산기업에서 직원을 철수하는 등 사업 활동을 중단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에 장비와 서비스를 제공하던 KLA와 램리서치, 어플라이드머터리얼스 등 주요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자사 직원들을 철수하는 등 사업을 중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같은 조처는 지난 7일 미 상무부가 중국 반도체 생산기업에 대한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수출 통제 발표에 따른 것.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 장비업체들이 최근 며칠 동안 YMTC에 설치된 장비에 대한 서비스 제공과 신규 설비 설치를 일시에 중단했다. 아울러 YMTC에 상주하는 직원 수십 명도 철수시키고 있다. 이들 상주 직원들은 반도체 장비에 대한 전문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어 반도체 생산 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YMTC는 앞으로 반도체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위한 장비 성능향상 및 유지보수 같은 중요한 기술협력을 받지 못하게 된다고 WSJ이 내다봤다.

미 상무부는 중국 기반 시설에 장비를 제공할 경우 사안별로 허가해주기로 했으나 중국 소유 기업에 대해선 불허할 방침이다. 다만 중국에 생산 시설을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텔은 미국산 장비 도입을 1년 동안 별도의 허가 없이 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연구원 그레고리 앨런은 "미국이 중국인터내셔널반도체(SMIC)와 YMTC 같은 중국 반도체 기업이 더 발전된 생산시설을 갖추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라면서도 "중국 소재 한국 및 다국적 기업도 중국에서 지금보다 더 큰 생산시설을 만들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광범위한 수출규제가 혁신을 막고 되레 미국 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KLA와 램리서치, 어플라이드머터리얼스는 향후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2분기 매출의 27%인 18억달러를 중국에서 얻었던 어플라이드머터리얼스는 이날 3분기 매출 전망을 4억달러 줄인다고 밝혔다.

KLA는 검사와 시험장비, 램리서치는 식각장비, 어플라이드머터리얼스는 증착장비로 유명하다. 이들 기업 모두 중국에서 전체 매출의 30%를 얻고 있는 가운데, 삼사 모두 지난 1개월 동안 주가가 20% 이상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