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고위관리 "바이든, 韓에 확장억제 제공 재확인... 모든 방어역량 동원"

美국무부, 주한미국대사의 전술핵 재배치 관련 발언 '잘못 해석' 해명

"美 핵·재래식·미사일방어 포함 모든 방어역량 동원... 확장억제 제공"

고위당국자 "美, 북한 관련 문제 있어 한국과 협력하는데 전념하고 있어"

한반도 비핵화 위해,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만날 것' 의지 재확인

미국은 모든 방어역량을 동원해 한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할 것이라는 공약을 국무부 고위관리가 재확인했다. 주한미국대사의 전술핵 재배치 관련 발언이 잘못 해석됐다며 모든 북한 문제에 있어 한국과 협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국무부 고위당국자가 2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밝힌 내용을 인용해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고 21일 보도했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 고위당국자는 이날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의 일본 방문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에 대한 질문을 받고 구체적인 태세와 관련해서는 국방부의 영역임을 밝히면서도 "이 기회에 확장억제에 관해 이야기하겠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핵, 재래식, 미사일방어를 포함한 미국의 모든 방어역량을 동원해 한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은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최근 재가동해 지난달 개최했다"며 "우리는 또한 연합방어태세를 보강해 억제력을 더 강화하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권 전환에 대한 공동 의지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전술핵 재배치 논의를 거부하며 무책임하다고 발언했는데 동의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골드버그 대사의 발언이 맥락과 다르게 받아 들여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골드버그 대사는 지난 18일(한국시간)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전술핵에 대한 이야기가 푸틴에게서 시작됐든 김정은에게서 시작됐든 무책임하고 위험하다"며 "긴장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해 미국 전술핵의 한국 재배치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는 해석도 나왔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앞서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는 토론회에서 한국 내 보수 일각의 전술핵 재배치 주장에 대해 이같이 답하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확장억제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그 누구도 의심해서는 안 된다"며 확장억제는 핵과 핵전력을 포함해 미국이 갖고 있는 것을 동원해 보호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 일부 보수세력이 북한의 핵공격시 과연 미국이 핵공격으로 맞서겠냐는 의문을 제기하며 전술핵 재배치, 유럽식 핵무기 공유 등을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 반박한 것이라고 해석됐다.

골드버그 대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핵확산방지조약(NPT) 준수 의지가 확고함을 언급한 뒤, "전술핵이든 아니든 위협을 증가시키는 핵무기에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오히려 그런 긴장을 늦추기 위해 핵무기를 제거할 필요에 좀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비핵화를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핵을 가지고 있는 북한이 정상으로 여겨지는 가설적 상황에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라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확장억제와 관련한 미국의 정책은 달라진 게 없다면서 "미국은 모든 북한 관련 문제에 있어 한국과 협력하는데 완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의 올해 44회에 달하는 탄도미사일 발사와 다른 도발적인 행동을 규탄한다며 이들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며 북한의 이웃과 국제사회에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이 고위당국자는 아울러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이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지속적이며 실질적인 대화에 나서기를 촉구한다"며 "우리는 이 문제와 관련해 동맹, 파트너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은 철통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전히 미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를 통한 대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고위당국자는 "일본, 한국과 미국은 모두 북한 문제를 외교와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대화와 외교의 시급한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이며, 실질적인 진전을 내기 위해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는 바이든 정부의 원칙을 다시 확인했다.

아울러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고, 북한이 미국의 대화제의에 응하지 않는 것은 유감이지만 계속해서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승겸 합참의장은 20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마크 A. 밀리 미국 합참의장, 야마자키 코지 일본 통합막료장과 3자 회의를 했다고 합참이 21일 밝혔다.

북한의 연쇄 도발과 7차 핵실험 준비 징후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한 가운데 한·미·일 3국 합참의장이 만나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

밀리 미 합참의장은 회의에서 한국 및 일본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확고한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합참은 전했다.

한편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오는 24일에서 26일 일본을 방문, 조현동 외교부 1차관과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미한일 외교차관 회담을 열고 대북 공조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20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셔먼 부장관이 미한일 외교차관 회담에서 북한의 최근 도발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