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학한림원, 내달 ‘제20회 보건의료포럼’ 개최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의학한림원)은 다음달 2일 제20회 보건의료포럼으로 ‘과잉 건강검진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을 서울대학교 암연구소 이건희홀에서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건강검진이 이루어지는 한국에서 ‘권고하지 않는 암 검진’이 많이 이뤄져 과잉진단, 과잉치료로 이어지는 문제를 지적할 예정이다.
발표될 자료에 의하면 저위험군에서 폐암 건강검진은 권고되지 않는다. 저선량흉부단층촬영(LDCT)를 이용한 폐암선별검사는 폐암사망률과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이득이 있지만 이는 30갑을 수년 이상 흡연한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해 흉부 X-ray 대조군과 비교해 그렇다는 것이지 그 이상으로 대상 확대 시 이득이 있다는 근거는 아직 없다.
무증상 성인에서의 갑상선암 검진도 권고되지 않는다.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에 의하면 남녀를 합해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이었다. 2010년부터 발생자 수 1위를 지키다 2015년 이후 감소 추세였지만 2019년에 다시 1위가 됐다. 과도한 갑상선암 검진, 초음파를 통해 초기의 작은 크기 암을 많이 발견했던 것이 주된 이유다. 무증상 성인에게 초음파를 이용한 갑상선암 검진이 갑상선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근거 역시 불충분하다.
무증상/저위험군 일반인에서 췌장암 검진 역시 권하지 않는다. 췌장암 진료 가이드라인 개발위원회의 ‘한국 췌장암 진료 가이드라인 2021’에 의하면 췌장암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선별검사로 췌장 CT를 권고했지만 CT는 방사선노출, 조영제 부작용 및 비용 등으로 인해 일반인 대상 선별검사로는 부적합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건강한 일반인 대상 췌장암 선별검사는 효과적이지 않으며 고위험 군에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PET CT를 이용한 암 검진에 대해서도 권고하지 않는다. 전신 양전자단층촬영술(PET)은 악성종양의 병기결정, 재발종양의 감별진단, 치료 후 추적관찰 및 예후결정에 도움이 되지만 증상이 없는 성인에게 암 조기검진을 목적으로 시행하는 PET-CT는 그 역할이나 유용성에 관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PET-CT는 방사선 조사량이 높고 검사비용이 고가이며 일부 비뇨생식기계 종양이나 저대사성 종양, 크기가 작은 종양을 발견하는 데 한계가 있다.
기대여명 10년 미만 고령에게도 암 검진은 권고되지 않는다. 암의 경우 사망 감소라는 선별검사 이득이 발생하기까지 대략 10년 이상이 걸린다. 기대여명이 이보다 적은 경우에는 이득보다는 검사와 치료 합병증 등 위해 가능성이 더 크다. 2020년 생명표에 따른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5세(남성 80.5세, 여성 86.5세)지만 2019년 국가 암 검진 수검 대상자 중 75세 이상의 38%(101만2215명)가 검진을 받았다.
심포지움은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규모가 크고 활성화되어 있는 국내 보건의료체계에서 건강검진이 일차의료 의사로부터 개인 건강위험도에 따라 근거에 기반을 두고 추천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백화점에서 물건 고르듯 검진항목을 선택함으로써 과잉진단, 과잉치료, 의료 서비스 분절화로 이어지는 등 심각한 부작용 개선을 위해 보건의료 당국이 입안하고 시행해야 할 정책들을 제안할 계획이다.
한편 11월 2일 개최되는 행사는 박수경 교수(서울대)의 사회로 진행할 예정이며 의학한림원 왕규창 원장의 개회사에 이어 신상원 교수(고려대)가 제1부 주제발표의 좌장을 맡아 진행한다. 안형식 교수(의학한림원 정책개발위원장)는 제2부 패널 토론과 자유(일반) 토론의 좌장을 맡아 진행할 예정이다.
제1부 주제 발표로 ‘권고하지 않는 암 검진’에 관해, 명승권 교수(국립암센터)가 ‘저위험군에서의 폐암 검진’과 ‘갑상선암 검진’에 대해서, 차재명 교수(경희의대)가 ‘췌장암 검진’과 ‘PET CT를 이용한 암 검진’에 대해서, 그리고 최윤정 교수(국립암센터)가 ‘기대여명 10년 미만 고령에서의 암 검진’에 대해서 국내외 근거 논문들과 지침들을 고찰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국 건강검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해서 이재호 교수(가톨릭의대)가 발표할 계획이다.
제2부 패널 토론에서는 주제 발표 내용과 관련이 있는 전문학회 대표들 및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 과장이 지정토론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지정 토론 이후에도 20여개의 관련 학회와 단체 관련자의 일반 토론을 계획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