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대형 참사 발생 원인 분석하는 건 국회의원의 당연한 직무"
"韓 모욕적 발언, 국회 존재 무시하는 반헌법적, 반민주적 태도"
野 사과 촉구에, 한동훈 "허황된 음모론 퍼뜨린 사람이 사과해야"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 [사진=연합뉴스]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자신을 상대로 '직업적 음모론자'라고 지칭한 데 대해 "수사기관 고소는 물론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에서도 "한 장관은 국민과 국회를 모독한 데 대해 분명히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황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 장관은 국회 회의장에서 의원을 특정해 공연히 모욕적 표현을 해 완벽하게 모욕죄를 저질렀다"면서 "무슨 근거로 저를 향해 '직업적 음모론자'란 망언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저는 단지 사실에 기초해 이태원 참사 원인 규명을 위한 합리적 의문을 제기했을 뿐"이라며 "이른바 마약과의 전쟁 국면은 한동훈 장관이 시동을 걸고 윤석열 대통령이 강력 추진했으며 정부여당이 판을 키웠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최초 용산경찰서가 계획한 핼러윈 마약 수사 형사 인원은 16명이었지만 9명이 늘었고, 서울청 마약범죄수사대 12명과 인접서 3개팀 13명이 추가돼 총 50명이 마약 수사에 동원됐다"며 "반면 시민 안전을 위한 병력 배치는 없었다. 가장 중시해야 할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뒷전으로 밀려난 것 아닌가 하는 의문 제기는 너무도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황 의원은 "대형 참사 발생 원인을 다각도로,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건 국회의원의 당연한 직무"라며 "이런 국회의원 활동에 국무위원이 국회 회의장에서 공개적으로 모욕적 발언을 함부로 쏟아내는 건 국회의 존재를 무시하는 반헌법적, 반민주적 태도"라고 날선 비판을 했다.
이어 "한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 답변에서 제가 자신을 이태원 참사의 배후이자 주범으로 모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저는 한 장관이 마약과의 전쟁 분위기를 선제적으로 만들었다고 했지, 참사의 배후나 주범이라는 내용을 발언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 발언은 현행범으로 체포돼야 할 수준의 명백한 범죄"라면서 "국민과 국회에 사과하고 당장 장관직에서 물러나라"고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안하무인 한동훈 장관, 국민과 국회가 우스운가"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한 대변인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황운하 의원을 '직업적 음모론자'라고 모독해 어제 예결위가 파행됐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참사 당일 한 명의 경찰이 아쉬운 상황에서 현장 인근에 형사·강력 등 경찰 52명이 배치돼 마약 단속에 매달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마약과의 전쟁을 위해서"라며 "한동훈 장관도 '마약 및 민생 침해 범죄와 전쟁을 치른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달라'고 대검에 지시한 바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여당은 검·경 특별수사팀을 운영키로 했고, 서울경찰청장은 참사 전날 마약 단속 경찰 인력을 3배 증원하라고 지시까지 했다"며 "그날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측됐는데도 왜 마약 단속에 더 많은 힘을 쏟았는지 국민은 묻고 있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한동훈 장관 말대로라면 국민은 음모론자이고, 국민을 대신해 물은 국회의원은 직업적 음모론자인가, 정말 황당무계한 궤변"이라며 "156명이 희생된 참사에 대해 장관으로서 성실하게 답하지는 못할 망정 이렇게 매도할 수는 없다. 중상모략으로 참사의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앞서 한 장관은 전날(7일)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의 질의에 "김어준씨나 황운하 의원과 같은 직업적인 음모론자들이 이런 국민적 비극을 이용해서 정치 장사를 하는 건 잘못된 것이라 생각하고, 거기에 공당이 가세해선 안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조 의원은 한 장관에게 '이태원 참사가 한 장관이 추진하는 마약과의 전쟁 때문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교통방송(TBS) 진행자 김어준씨가 만들고 이에 민주당 의원들이 동조하고 있다'는 취지의 질문을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7일 예결위 참석을 위해 국회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는 "칼이나 다름없는 흉기 같은 거짓으로 사람을 찌르고 난 다음에 '아니면 말고, 안 죽었으면 그만'이라고 (가짜뉴스를) 방치해선 안 된다"라는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의 질의에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사람에 대해 반드시 끝까지 책임을 묻는 풍토가 정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이 "유튜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양산되는 가짜뉴스, 허위사실, 괴담에 대해 법이 개입할 수 있는 법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