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진성준 "사룟값 아까워 파양?"... 김대기 "내가 언제 그랬나"
법제처 "법률에 위임근거 없으니 위탁할 수 있는 근거도 없다"
이관섭 "다시 입법예고 후 예산지원 가능하게 시행령 개정 중"
野진성준 "尹, 文 근거마련 약속"... 대통령실 "그런 약속 없었다"
조은희 "文, 예우보조금 2.6억→3.9억... 연금 1,390만원 비과세化"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021년 9월 1일 트위터를 통해 기존 반려견인 풍산개 '마루'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물한 풍산개 '곰이' 사이에서 강아지 7마리가 탄생한 소식을 전했다. [사진=문재인 전 대통령 트위터]
문재인 전 대통령 측과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은 8일 오후 대구 경북대병원 동물병원에서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를 인수인계했다고 전해졌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서 곰이와 송강이를 선물 받아 키워왔지만, 정부가 관리비용을 예산으로 지원하지 않자 '반환'하기로 해 '파양 논란'을 빚었다. '풍산개 논란'은 8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장으로도 번졌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향해 "문 대통령이 사룟값이 아깝다고 반환하겠다고 하는 거냐"며 "얼버무리지 말고 똑바로 얘기하시라"고 고성을 질렀다. 김 실장은 "제가 언제 그렇게 말했느냐"며 "제가 그렇게 말한 적 없다. 저도 문 대통령 잘 안다"고 언성을 높였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왼쪽)이 8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영상 캡처]
진 의원은 답변자로 나선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에게 "문 대통령이 어떻게 해서 기르게 됐느냐.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에 '키우던 것이니 계속 키우도록 하시죠' 해서 양해된 것"이라며 "이게 국가기록물이기 때문에 위탁받아야 한다는 법률적 근거가 없어서 (윤 대통령이)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이 수석은 "그런 약속은 없었다"고 잘라 말하며 "위탁하기로 하고 시행령을 고치고자 했었는데 법제처 의견이 ‘위탁하려면 법률에 위임이 있어야 하는데 법률에 근거가 없으니 위탁할 수 있는 근거도 없다’였다"고 설명했다. 진 의원은 "언제 법률을 개정하겠느냐'고 물었고, 이 수석은 "법률 개정 계획은 없고 위탁 근거도 없다"고 답했다.
이 수석은 "지금 (다시) 입법예고를 하고 새로 시행령을 개정 중에 있다. 위탁의 근거는 없지만 다른 곳을 정해 사육보존하게 할 수 있고 예산 지원도 할 수 있다고 지금 입법예고안을 만들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의 의지가 없다고 보고 대통령이 국가기록물을 다시 반환하겠다고 한 게 파양이냐, 사룟값이 모자라 파양한다고 누가 그랬냐'는 진 의원에게 "파양의 뜻은 문재인 대통령 측에서 전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회 시간에 현 비서관 되는 분(평산마을 비서실)이랑 통화했다. 그런데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파양이라는 말을 한 번도 쓴 적이 없다고 한다"며 "파양이라는 단어가 성립하려면 분양이 먼저 있어야 하는데 국가 소유물이기 때문에 분양 대상 자체가 아니고 위탁 관리로 봤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주호영 운영위원장을 향해 "사실이 아닌 것을 국감장에서 마치 사실인 것처럼 왜곡한 우리 수석이 위증한 건지 아니면 숨긴 건지 이 부분에 대해 분명히 상황을 한번 물어봐 달라"고 요구했다. 주 위원장은 "그렇게 소화하면 모든 걸 의사진행 발언으로 다 질의할 수 있어서 이따 질의시간이 되면 한번 확인해 보시고 직접 답을 들어주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수석은 "신문기사에 그렇게(파양) 나서 그렇게 단어를 썼던 것 같다. 제가 문 전 대통령 비서실 입장을 읽어보니 파양이라는 단어는 분명히 의원님 말씀처럼 없었다"면서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하고자 한다'는 게 전 대통령 입장이시다. 부주의하게 신문기사를 혼용해서 써서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오른쪽)이 8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송언석 국민의흼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영상 캡처]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문 전 대통령 측과 위탁 협약을 맺었는데 무효화한다는 것이냐, 취소한다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 수석은 "대통령기록관과 문 대통령 측이 맺은 위탁협약 하에 관리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다"며 "11월 7일 아침 8시경에 대통령기록관장이 양산의 비서실 측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그 내용인 즉 ‘사육 중인 세 마리 중 두 마리를 돌려보내겠으니 내일까지 처리됐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말씀하셨다고 한다"며 "세 마리 중 두 마리라고 말씀하신 걸로 봐서 두 마리(솜이와 송강이)는 대통령기록물이니까 반환하시겠다는 뜻이신 것 같고 한 마리(곰이와 문 전 대통령의 기존 반려견인 풍산개 마루가 낳은 다운이)는 대통령기록물이 아니니까 그대로 키우시겠다는 뜻으로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전(全) 국가적으로 국민적으로 슬픔과 고통이 큰 시점에 전직 대통령의 풍산개 양육비 242만 원 혈세지원 논란이 한심하고 황당하다"며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에게 "문 전 대통령은 '대통령실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시행령 개정에 반대해서 더 이상 풍산개를 키울 수 없으니 반환하겠다'고 했는데 대통령실이 개정에 반대했느냐"고 물었다.
김 실장은 "위탁하는 거야 반대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부인했다. 이어 "법제처가 '저희는 위탁 규정만 넣지, 그런 규정이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비용을 지급한다 안 한다는 시행령에 잘 안 넣는다. 법제처가 위탁규정에 대한 법적근거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처음에 의견을 내고는 그다음부터는 전혀 안 봤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하루 8시간 주 5일 한 달을 꼬박 일하면 최저임금이 191만 원이고, 기초수급 1인 가구 생계비는 42만 원"이라며 "문 전 대통령께서 퇴임 직전 ▲'대통령 예우보조금'을 2억 6천만 원에서 3억 9천만 원으로 거의 4억 가까이 인상하셨고 ▲매월 모든 국민이 세금을 내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께서는 비과세로 1,390만 원이 넘는 연금을 받고 계신다"며 "풍산개 세 마리(곰이, 송강이, 다운이)를 키우기 위해 ▲1,390만 원과 별개로 국민 세금으로 월 242만 원을 지원해 주면 키우고 안 해주면 가져가라는 논란을 국민들이 어떻게 보실까 참 걱정스럽고 죄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께서는 취임 초기에 '우리 부부의 식대와 개, 고양이 사룟값 등에 대한 것은 별도로 내가 부담하겠다'고 하셔서 대통령 재임 기간 중에는 본인이 부담했는데 퇴임한 후에는 국민 세금을 받아야겠다고 하시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느냐"며 "(저라면) '국민 세금으로 사료가 필요 없으니까 위탁 근거만 마련해 달라'고 했을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오죽하면 네티즌 사이에서는 '개 세 마리도 책임 못 지는 사람에게 나라를 맡겼었냐'는 한탄이 있다. 여론 일각에서는 북측에서 선물한 풍산개의 이미지를 활용하고 난 다음에 토사구팽이 아니고 '견(犬)사구팽'시킨 거 아닌가 이런 지적도 있다"고 질타했다. 김 실장은 "부처와 지금 협의 중이니까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고 본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