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디지털 마켓은 美 관할권 대상 아냐"…미국과 충돌 조짐
2021년 FTX 디지털 자산거래소, 바하마 수도 나소로 회사 이전
바하마, 파산법 11조에 이의 제기하고 파산법 15조 적용 신청
◆…자료사진:로이터통신
가상화폐 거래소 FTX에서 사라진 수천억 원 규모의 디지털자산은 바하마 당국 지시로 바하마로 이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바하마 증권위원회(SCB)는 지난 17일 오후 성명을 내고 "FTX의 바하마 자회사인 'FTX 디지털 마켓'의 모든 디지털 자산 이전을 지시했고 현재 압류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FTX 디지털 마켓의 고객과 채권자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긴급한 임시 규제 조치가 필요했다"며 "이는 규제 기관으로서의 권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다만 FTX 디지털 마켓의 자금이 얼마나 이동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FTX는 파산보호를 신청한 다음 날인 지난 12일 4억7700억 달러(6600억 원)의 '미승인 거래'가 있었고, 이에 해킹 가능성도 조사한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는 이 '사라진 자산'이 바하마 당국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17일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바하마 증권위원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FTX 디지털 마켓의 자산 이전을 대법원에 요청했다. FTX 경영진이 미국에서 파산 신청을 진행해버릴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실제로 FTX는 미국 파산법 11조에 따라 파산을 신청했다.
FTX의 디지털 자산거래소는 2019년 5월 홍콩에 설립됐지만 중국의 암호화폐 금지 조치 이후 2021년 9월 바하마 수도 나소로 회사를 이전했다. 당시 샘 뱅크먼 프리드 CEO는 "바하마는 가상자산을 위한 포괄적인 프레임 워크를 설정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바하마 당국은 16일 파산 변호인 브라이언 심스를 FTX 거래소의 임시 청산인으로 임명했으며 미국 파산 법원에 파산법 11조에 이의를 제기하고 파산법 15조 적용을 신청했다.
바하마 증권위는 FTX 디지털이 델라웨어 청원의 일부가 아니라고 지적하고 "FTX 브랜드 전체가 바하마에서 운영되었다"며 "모든 핵심 경영진도 마찬가지로 바하마에서 일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FTX 디지털 마켓은 미국 델라웨어주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 절차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FTX는 존 J.레이 3세가 뱅크먼 프리드 사임 이후 CEO를 물려받아 파산 절차를 진행하면서 지난 11일 미국 델라웨어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양국은 창업자 샘 뱅크먼 프리드의 신병 확보를 두고도 아직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미국은 현재 바하마에 있는 뱅크먼 프리드를 자국으로 데려오는 방안을 바하마 당국과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