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간부 대기발령에 박지원 "내가 국정원장 한 게 죄…안보공백 올 것"

6일 오전 TBS 라디오 "2,3급 100명 무보직 대기 발령"

"내가 그 사람들 발탁 안 했으면…어떻게 저런 인사 하느냐"

"2·3급은 허리…심각한 안보공백 올 것"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검찰 소환에는 "내 방어권 행사할 것"

박 전 원장은 6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와의 인터뷰에서 "6개월 전 1급 부서장 27명을 전원 해고한데 이어 오늘 보도를 보니 2, 3급 100명을 무보직 대기 발령했다"며 "제가 국정원장을 한 게 제 죄라고 생각하니, 내가 왜 국정원장을 했는지 진짜 너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전날 2·3급 간부 보직 인사를 마무리했는데 문재인 정부 시절 핵심 보직을 맡았던 인사 등이 대거 포함된 간부 100여명은 보직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임명된 1급 간부 20명을 전원 퇴직시키기도 했다.

대기 발령을 받은 간부들에 대해 박 전 원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잘나갔던 인사들이 국내 정보 수집·분석 폐지되고 정치 관계를 하지 않으니까 굉장히 한직에 가 있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서 나중에 알고 유능하기 때문에 다 좋은 보직으로 해줬다"라며 "내가 그 사람들 발탁하지 않았으면 지금 더 좋은 보직으로 와서 잘 일할텐데, 어떻게 저런 인사를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박 전 원장은 이어 "2·3급은 허리다. 다 40~50대 이사관, 부이사관들"이라며 "(1·2·3급을 다 잘라내면) 심각한 안보 공백이 온다고 본다"고도 말했다.

다만 국정원 측은 객관적 평가를 통해 보직을 재배치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정부 당시 간첩 수사와 대북 공작 등에서 일했던 요원들이 불이익을 받았다고 판단, 정보기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요원들로 다시 발탁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박 전 원장은 이날 검찰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박 전 원장 소환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자신을 "부를 것"이라며 "검찰에 가서 사실대로 진술할 권한이 있고 내 방어권을 행사할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 소환에 당당히 응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