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조자룡이 헌 칼 쓰듯 '검찰권' 남용 안 돼…정권이 '용공 문재인', '비리 이재명' 설정"
"국정원 100명 이상 무보직 대기발령, 인사 학살…어느 공무원이 혼 바쳐 일하겠나"
"서훈, 최고의 정보기관 네트워크 보유자…대통령 바뀌었다고 꺾나, 바람직하지 않아"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사진=연합뉴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7일 검찰의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수사와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검찰이 조사 시도를 한다면 문재인 전 대통령은 어떻게 대응을 할 거라고 보는가'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박 전 원장은 "윤석열 정권이 처음부터 용공 문재인, 비리 이재명으로 설정해놓고 전 정권과 야당을 탄압하고 있다. 저는 처음부터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다고 본다. 칼날이 그리 가고 있다"며 "지금까지 나온 모든 것을 보면 (문 전 대통령을) 조사할 수 없다. 해선 안 된다"고 단언했다.
이어 "거부해야 된다.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 조자룡이 헌 칼 쓰듯 검찰권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일부 어떤 칼럼에 보면 '박지원의 진술이 문 전 대통령을 향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내용의 글이 있었다. 제가 (검찰에) 가서 무슨 진술을 해야 문 전 대통령이 조사당하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제가 문재인 전 대통령한테 할 말씀이 없다. 지시받은 적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이 입장문을 통해 '군·경찰 등 자료를 직접 보고받고 최종 승인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묻자 "저는 수용한 것으로 봤다"며 "그 문제에 대해 전직 국정원장으로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가정보원이 2·3급 고위 간부 인사에서 100여명에 무보직 대기발령 내린 것에 대해선 "인사 학살"이라고 비난했다.
박 전 원장은 "1급 부서장 27명을 처음에는 대기발령했다가 이제 거의 퇴직시켰다. 그런데 4,5개월 만에 허리를 이루고 있는 2,3급 100여명을 또 무보직 대기발령했다. 공무원법에 의해 이들을 해고는 못 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2,3급 인사를 하면 4,5급 (인사)도 해야 한다. 책임자들인 4급까지 이런 식으로 (인사)한다고 하면 국정원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겠는가"라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런 보복인사가 이뤄지면 어떤 공무원이 혼을 바쳐서 일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것이 다른 부처로도 이첩되는 그런 신호인가"라고 따져물었다.
또 "저로 인해 제가 발탁해가지고 저하고의 개인적 인연은 아무도 없다"며 "박근혜 정부 때 국내 정보수집 분석, 정치 관계에서 일했던 직원들이 사법적으로 처벌받아서 나간 사람들도 있었다. 그 사람들이 인사에 불이익을 받아 국정원에서 일하는데 전 몰랐다가 나중에 알고 유능한 사람들을 제가 발탁해서 주요 보직에 다 넣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그때 제가 발탁하지 않았으면 지금 윤석열 정부에서 발탁돼서 5년간 잘할 것 아니냐"며 "제가 발탁해서 불이익을 당하면 이게 있을 수 있나. 보수 정권에서 잘 나가다가 일 잘해서 진보 정권에서 발탁된 것인데, 그 기간이 얼마나 됐다고 저렇게 무자비하게 전원을 (대기발령) 해버리면 되겠냐"고 비판했다.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구속영장 발부에 대해선 "서훈 전 실장은 우리나라 최고의 남북관계의 실무적인 경험 경륜 정책, 특히 네트워크가 가장 좋으신 분이다. 미국의 정보기관이나 일본, 중국, 전 세계 정보기관들과도 네트워크가 좋다. 정보기관의 특성상 네트워크가 굉장히 필요한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도 남북대화를 지금 원한다고 했을 때 굉장히 필요하신 분인데 이런 자산을 이렇게 꺾어버리면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해서 꺾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