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우리은행 제재처분 위법' 대법원 판결 존중"

15일 대법원, 우리은행의 DLF 판매 관련 "금융당국의 제재처분 위법" 판결

금감원, '법리에 맞지 않는 징계 추진 비판' 피하기 어려워 

금융위 "금융회사 내부통제 관련 향후 제도개선 등에 반영 예정"

금감원 "규범력 인정됐다는 점에 상고 실익 있었다"

우리은행의 DLF판매 관련 제재처분 취소소송 관련해 대법원이 15일 “우리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처분이 위법하다”고 판결(대법원 2022두54047)한 점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며, 향후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 관련 제재안건 처리 및 향후 제도개선 등에 참고 및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날 오전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을 통해 “금융감독원장의 상고를 기각(인용)하여 원고 승소판결이 최종 확정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대법원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외 1명이 우리은행의 DLF판매와 관련하여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문책경고 등 처분 취소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1심(2021.8.27.) 원고 승소 판결선고, 2심(2022.7.22.) 원고 승소 판결 선고에 이어 이날 이같이 최종확정했다.

이로써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금융당국을 상대로 낸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징계취소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승리하며 징계 부담을 털어내게 됐다. 반면, 금융감독원은 법리에 맞지 않는 징계를 추진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날 대법원은 “우리은행은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해 거기에 법정사항을 모두 포함했고 내부통제 기준의 실효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며 “내부통제 기준 자체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사유로 제재할 수는 없어 금감원의 처분 사유를 모두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2019년 위험성이 높은 사모펀드 상품인 DLF 판매로 인해 많은 금융소비자들이 큰 피해를 보게 되면서 당시 우리은행을 비롯한 판매 은행들이 이 상품을 원금손실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처럼 홍보해 피해 규모가 컸다. 이에 금감원은 우리은행의 상품출시와 판매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당시 은행장이었던 손 회장에게 문책경고 중징계를 내렸다. 이에 손 회장은 2020년 3월 징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2심에서 승소했다.

금감원도 이날 대법원 판결에 대해 "소송결과와 무관하게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상 ‘내부통제기준 설정·운영기준’의 규범력이 인정됐다는 점에 상고의 실익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대법원 판결 내용을 잣대로 금융위 등 관계기관과 함께 내부통제의 실효성 제고 방안 마련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금감원이 무리한 징계를 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날 대법원 측은 판결 의의에 대해 “현행 법령상 금융사의 내부통제기준 준수 의무 위반에 대해 제재를 가할 법적 근거가 없다”면서 “마련과 준수의무는 구별되어야 한다고 본 원심을 수긍했다”고 설명했다. 법적근거가 없음에도 최고경영자에 대한 중징계를 의결했다는 점을 제재한 셈이다.

다만 손 회장의 경우 라임펀드 사태로도 ‘문책경고’를 받은 만큼 연임에 도전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