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법'에 정치권 '시끌'… '삼성 해체' vs '경제 정의'

권성동 "강제매각되면 대형 악재... 700만 삼전 개미투자자가 우려"

"삼성해체법 통과되면, 반도체 산업 외국에 갖다 바치게 될 지도"

박용진 "삼성생명 지분, 160만 유배당 계약자 돈으로 산 것"

"유예기간 둬, 삼전의 자사주 매입 길 열어둔 상태... 천만 개미 생각한 법"

국회 정무위원회에 상정된 보험업법 개정안 ‘삼성생명법’을 두고 정치권에서 의견이 r갈리는 모양새다. 한쪽에서는 "삼성 해체", 다른 쪽에서는 "경제민주화 실현"이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21대 국회에 상정된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사 총자산의 3%까지 계열사 주식을 '원가'로 보유할 수 있는 현행 규제를 '시가'로 변경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삼성생명법은 '삼성해체법'"이라고 강력 주장했다. 권 의원은 "현재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5억815만주(지분율 8.51%)를 보유하고 있다. 19일 기준으로 약 30조3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라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 중 23조원 이상을 매각해야 한다. 삼성생명 총자산으로 보유할 수 있는 최대치가 약 6조8000억원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5~7년 유예기간을 둔다지만 그 엄청난 물량이 시장에 강제매각된다는 것 자체가 주식 시장의 대형 악재"라며 "삼성전자의 700만 개미투자자가 우려하는 이유이다. 삼성생명법은 '개미약탈법'"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권 의원은 이어 "개정안은 글로벌 스탠다드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선진국 중 계열사 주식 투자한도를 규제하는 국가는 일본이 유일하며 일본 보험사도 원가 기준으로 규제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한도만 규제하고 있으며 이 또한 원가로 규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삼성해체법이 통과되면 삼성전자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현재 약 20%에서 8%로 급감한다. 이 경우 국민연금이나 외국자본이 삼성전자의 1대 주주가 될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대한민국 산업의 근간인 반도체 산업을 외국에 갖다 바치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감도 크게 나타냈다.

권 의원은 삼성전자 유보금으로 자사주 매입을 하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이는 반도체 산업의 현황을 전혀 모르는 소리"라면서 "삼성전자 주식 매각물량을 자사주로 매입할 경우 막대한 투자비용을 엉뚱한 곳에 사용하게 된다. 시장을 모르는 법안이 반도체 협력업체들과 미래 근로자들의 성장 기회를 박탈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반도체 산업을 죽이는 ‘반도체 안락사법’ 통과시도를 중단해야 한다"며 "금투세 강행으로 개미투자자들의 자산 형성 기회를 억누르더니 이제 국부 창출과 반도체 산업마저 주저앉히려 하는가. 대기업 때려서 정의로운 척하는 싸구려 소극(笑劇)의 피해자는 언제나 국민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권 의원의 글을 정면 반박했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글을 보고 권 의원이 무식을 자랑하는 것임을 직감했다"며 "2023년 1월 1일부터 적용되는 국제회계기준 IFRS17은 보험부채를 기존의 원가가 아닌 '시가'로 인식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생명의 주식은 160만 유배당 계약자의 돈으로 산 지분"이라며 "고객 돈으로 계열사 주식을 사서 지배권 유지하고 그 배당금을 당당하게 안 갚겠다고 하는 것이 공정과 상식인가"라고 되물었다.

아울러 그는 "삼성생명법은 부칙에 의거, 최장 7년의 유예기간동안 금융당국이 승인한 실행계획에 따라 매각을 진행하게 되어 있다"며 "시장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뒀을 뿐더러 제가 20대 국회에서 발의하고 이용우 의원이 최근 발의한 법에 따라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의 길까지 열어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생명법은 600만 삼전 개미 투자자와 KODEX ETF와 펀드 등으로 삼성전자에 투자하고 있는 1000만 개미를 먼저 생각한 법"이라며 "삼성전자 올해 6월 반기보고서에는 소각된 자사주가 18억1068만4300주라고 기재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권 의원을 향해 “권성동 의원의 말을 그대로 돌려드리겠다. '성장기회 박탈'하는 건 49조3000억 자사주 소각한 2017년의 삼성전자인가. 아니면 TSMC 자사주 소각할 동안 파운드리 수율과 갤럭시 GOS 파동으로 주가 나락가게 한 2022년의 삼성전자인가"라고 역공을 펼쳤다.

이어 "권 의원은 삼성생명법 통과 시 삼성전자 특수관계인 지분율도 틀렸다. 8%가 아니고 약 10.72% 수준"이라며 "공포마케팅은 최소한 팩트에 근거해야 한다. 민주당은 개미를 향한 감언이설로 조세정의와 금융정의를 망가뜨리는 스캠세력에 맞서 국민과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