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최씨 4억9000만원 임 씨에게 지급하라"
◆…윤석열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가 '잔고증명서 위조'와 관련한 민사소송에서 일부 패소했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오경미)는 30일 사업가 임모 씨가 최은순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및 수표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임모 씨) 일부 승소판결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심리불속행이란 원심에 중대한 법령 위반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경우 대법원에서 상고심 절차 특례법에 따라 별도의 이유나 설명 없이 원심 판결을 확정하는 제도다.
앞서 항소심(원심) 재판부는 지난 8월 임 씨가 청구한 18억 3500만 원 가운데 4억 9천만 원과 지연손해금(이자)을 최 씨가 임 씨에게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임 씨는 지난 2014년, 최은순 씨의 동업자로 알려진 안 모 씨에게 16억 5천만 원을 빌려주면서 담보로 최 씨 명의 당좌수표 5장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안 씨는 수표 발행인인 최 씨가 예금 71억 원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의 통장 잔고증명서도 임 씨에게 제시했다.
그러나 이 잔고 증명서는 최 씨가 다른 건으로 안 씨에게 허위로 만들어준 것이었으며 수표 역시 안 씨가 임의로 발행일을 수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안 씨는 허락 없이 수표 발행일을 변조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2018년 대법원에서 징역 4개월에 벌금 100만 원이 확정됐다.
한편 임 씨는 당좌수표를 은행에 가져가 현금화하려 했지만 모두 거절당했고, 이에 허위 잔고 증명서에 속아 돈을 빌려줬으니 이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증명서 주인인 최 씨를 상대로 제기했다.
임 씨는 재판에서 "최 씨가 안 씨에게 수표의 발행일 변경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사실확인서와 잔고증명서를 줬다"며 최 씨가 자신에게 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안 씨가 수표 변조 혐의로 벌금형이 확정된 점을 보면 최 씨가 안 씨에게 수표 발행일을 변경할 권한까지 줬다고 보기 어렵다며 임 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안 씨의 가짜 잔고증명서 이용을 통한 금전 편취 등 불법행위를 최 씨가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방조했다며 1심 판단을 뒤집었다.
2심은 다만 임 씨가 해당 잔고증명서의 진위 여부 등을 확인해보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최 씨의 손해배상 책임을 30%로 제한하고 4억90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씨는 또 지난 2013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의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동업자 안 씨와 공모해 349억여 원의 통장 잔고가 있는 것처럼 증명서를 위조해 사용한 혐의로 또 다른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최 씨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항소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