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건강상 이유로 교황직에서 598년 만 자진 사임
교황청, '명예 교황' 장례 의전 절차를 두고 고심중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 사진:로이터통신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95세를 일기로 2022년 마지막 날인 31일 선종했다.
교황청은 성명을 통해 “명예 교황 베테딕토 16세가 오전 9시 34분 바티칸 내 마터르 에클레시아에 수도원에서 선종했음을 애도의 마음으로 알린다”고 밝혔다.
그간 고령으로 여러 질병을 앓아온 베네딕토 16세는 지난 28일부터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란치스코 현 교황은 일반 알현에서 “베네딕토 전 교황이 현재 위중하다”며 쾌유를 비는 기도를 요청하기도 했다.
제265대 교황인 베네딕토 16세의 본명은 요제프 알로이지우스 라칭거(Joseph Aloisius Ratzinger)다. 1951년 사제 서품을 받고, 1977년 뮌헨 대주교가 됐다. 약 25년간 신앙교리성 장관을 지낸 베네딕토 16세는 2005년 78세 나이에 요한 바오로 2세의 뒤를 이어 교황에 선출됐다. 즉위 전 이미 심장발작을 두 차례나 겪었던 베네딕토 16세는 2013년 건강상 이유로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교황의 자진 사임은 1415년 그레고리오 12세 이후 598년 만의 일이다.
◆…2022년 마지막 날 선종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지난 2005년 4월 19일 즉위식을 마친 뒤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 나와 환호하는 신도들에게 손을 흔들어 답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당시 베네딕토 16세는 스스로 ‘명예 교황(Pope Emeritus)’이라는 칭호를 부여하며 후임 교황에게 무조건 순명하겠다고 언약했다. 베네딕토 16세는 교황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고국 독일로 돌아가지 않고 줄곧 바티칸에 머무르며 남은 여생을 보냈다.
교황청은 “베네딕토 16세의 시신은 새해 1월 2일부터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 안치돼 신자들이 작별 인사를 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BBC 방송은 지난 30일 교황청이 '명예 교황'의 장례 의전 절차를 두고 고심중이라고 보도했다.
통상 교황이 선종하면 관례에 따라 교황청 궁무처장이 세 차례 교황의 세례명을 불러 교황의 선종을 공식 확인한다. 과거에는 궁무처장이 작은 은망치로 교황의 이마를 가볍게 두드려 사망 여부를 확인했으나 현재에도 이 의식이 거행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선종이 확인되면 교황 권위의 상징인 ‘어부의 반지 인장’과 ‘납봉 인장’이 폐기된다. 어부의 반지 인장은 초대 교황이던 베드로가 어부였던 데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교황의 시신은 성 베드로 대성당으로 옮겨진다.
교황청은 세부 사항이 결정되는대로 베네딕토 16세 교황에 대한 장례 일정을 공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