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샌델 "'능력주의 경쟁교육', 미국을 야만사회로 만든 주범"
"대통령 여러 면에서 세계적인 시대 정신이나 흐름 모른다"
"교육 경쟁시장 원리 강화에 시대 정신 역행하는 행동"
"이미 한국인들의 8할 정도가 무한경쟁 벌이는 파시스트"
◆…김누리 중앙대 교수 사진: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방송 캡처
'차이나는 클라스'로 잘 알려진 김누리 중앙대학교 교수가 교육 다양성을 위해 경쟁시장 구도를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교육부 업무 보고 모두발언에서 “경쟁 구도가 돼야 가격도 합리적이고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이 만들어진다. 국가 독점적인 교육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버틸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누리 중앙대 교수는 6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세계 흐름에 완전히 역행하고 있다. 지금 교육을 경쟁 시장의 원리에 따라서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성토했다.
김 교수는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가 출간한 저서 '공정하다는 착각'을 언급하면서 "샌델 교수는 '능력주의 경쟁교육'이야말로 미국 사회를 오늘날과 같은 야만사회로 만든 주범이라고 지목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능력주의 경쟁교육은 이제 끝내야 한다는 샌델 교수의 주장을 옹호했다.
김 교수는 이어 "그런데 지금 한국에서는 다시 능력주의와 경쟁교육을 부활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것은 시대정신에 180도 역행하는 행동"이라며 "지금 대통령이 여러 면에서 세계적인 시대정신이나 흐름을 모르는 것 같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저는 권력을 가진 자의 무지를 용서해 줄 수 없다. 그것은 부패보다도 더 끔찍한 결과를 낳을 수 있고 특히 국민들에게는 너무나 큰 불행의 원천일 수 있다"고 일갈했다.
김 교수는 "지금 한국 교실을 봐라. 한국 교실에서 12년 동안 교육을 받으면 성숙한 민주주의자가 될 것 같나. 아니면 잠재적인 파시스트가 될 것 같나"라며 "답이 나와 있다. 지금 우리 교육 자체는 민주주의자를 기르는 교육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히틀러 파시즘의 정신이 무엇이었는지 한번 생각해 보라. 이 세계를 무한 경쟁이 벌어지는 거대한 정글로 봤다. 이 정글 속에서는 다윈의 법칙이 적용된다. 다윈의 법칙은 결국 적자생존, 약육강식, 자연도태 이런 게 아니겠냐"며 "경쟁 그 다음에 끊임없이 이 세계를 우열로 나누고 우월한 자가 열등한 자를 지배하는 걸 당연시 여기는 게 파시즘"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경쟁·우열·지배' 이게 지금 한국 교실에서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우리 교실에서 벌어지는 병적인 현상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너무나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바로 그게 병적인 거라는 것"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그 근원에 대한 성찰이 우리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찌보면 한국인들의 8할 정도가 이미 파시스트"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