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등 글로벌IB 짐쌌는데 미래에셋은 1위
후발주자 KB證 선방...첫 IPO 성료, 新 MTS 개발
적자법인 속출...수익성 제고는 과제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모습. 로이터 제공
인도네시아(인니) 증권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이곳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들의 활약이 눈길을 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현지 증권사를 모두 제치고 1위를 유지 중이며 KB증권을 비롯한 증권사들도 입지를 다지는 모습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말 기준 인니의 자본시장 투자인구는 950만명으로 2017년 대비 750% 급증했다. 총인구(2억7485만명)의 3.4%에 불과하지만 지난 5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잠재력이 엿보인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개인투자자가 유입되면서 일평균 거래대금이 급속한 증가세를 보였다. 상반기 기준 일평균 거래대금은 16조 루피아(약 1.3조원)로 전년대비 20%가량 증가했다. 30대 이하 투자자 비중이 59%로 가장 높아 젊은 층의 증권투자 유입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IDX)에 상장한 기업은 809개사로 5년새 43% 증가했다. 시가총액은 9362조 루피아(약 766조원)로 2015년 이후 연평균 8.9% 성장하고 있다. 일평균 거래대금 역시 연평균 13.5% 늘었다.
국내 증권사들은 인도네시아 시장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았다. NH투자증권(1990년)을 시작으로 키움증권(1995년), 미래에셋증권(2013년), 신한투자증권(2016년), 한국투자증권(2018년), KB증권(2022년)이 잇따라 진출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Mirae Asset Sekuritas)의 시장 점유율은 2021년 기준 10.48%로 현지 증권사 94곳 중 1위다.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 글로벌 투자은행(IB) 증권사가 수익성 감소에 따라 증권 라이선스를 반납하고 사업을 철수한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2020년부터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지 업계 최초로 MTS/HTS 시스템과 펀드몰,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를 개시했다. 리테일을 넘어 인도네시아 건강보험을 비롯한 연기금과 현지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 기관 고객을 확보했으며 한국 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을 위한 인수합병(M&A) 자문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KB증권(Valbury Sekuritas, 1.61%)과 한국투자증권(Korea Investment & Sekuritas, 1.21%), 키움증권(Kiwoom Sekuritas, 0.89%), NH투자증권(NH Korindo, 0.86%), 신한투자증권(Shinhan Sekuritas, 0.10%) 등은 잰걸음 중이다.
이들 증권사 역시 MTS/HTS를 통해 인도네시아 리테일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채권발행, 기업공개(IPO), M&A 등 IB부문과 자산관리 부문으로 사업 확장도 꾀하고 있다.
특히 KB증권은 지난해 1월 현지 증권사를 인수하면서 뒤늦게 합류했으나 시장 점유율 19위로 선방하고 있다. 김성현 KB증권 대표는 코로나 이후 첫 출장지로 인도네시아를 택하며 팔을 걷어붙이기도 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121억 루피아(약 105억원) 규모의 첫 IPO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데 이어 계열사 증자 및 채권발행 주관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음달에는 새로운 MTS를 선보이는 등 IT 및 디지털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수익성 제고는 여전한 숙제로 남았다. 각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KB증권(22억1706만원)만이 흑자를 냈다. NH투자증권(-24억300만원), 키움증권(-9억6638만원), 한국투자증권(-8억8979만원), 신한투자증권(-8300만원) 등은 반기순손실이 발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