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여야 합의사항, 경호처장·안보실장 불러야…책임규명 안 되는 국방위 왜 여나"
與 "모든 사건·사고 날 때마다 대통령실 끌어들여…안보 공백 지적은 '정치 공세'"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는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달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투 사태의 책임 소재를 두고 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북한 무인기 중 일부가 대통령실 부근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한 만큼, 김용현 경호처장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국방위에 출석해야 하는데도 출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실 관계자의 국회 출석은 국방위가 아닌 운영위원회 소관이라고 선을 그었고, 야당이 국가 안보를 놓고 지나친 정치공세를 펴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명절 전 여야 원내대표 합의사항으로 경호처와 안보실장이 출석하는 국방위원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민주당은 본회의를 열어서 국정 현안 질의를 하자 제안했고, 의장과 원내대표들 간 논의가 됐었다"고 비판의 운을 뗐다.
김 의원은 "주호영 원내대표가 먼저 제안을 해서 경호처장과 대통령실 안보실장이 출석하는 국방위원회 회의로 갈음, 대체하자고 제안해서 박홍근 원내대표도 수긍하고, 이에 결국 국방위원회에 경호처장과 안보실장이 출석하는 것으로 합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떤 경과로 이 자리에 경호처장과 대통령실 안보실장이 출석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비행금지구역(P-73)에 무인기가 왔다갔다 하는 걸 확인한 곳이 경호처가 주관하는 부대라고 들었다"며 "그렇다면 작전실패와 경호 실패에 대한 책임이 경호처장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부분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여나마나 똑같은 자기 변경을 위한 자리밖에 되지 않는다"며 "제대로 된 책임을 규명할 수 없는 국방위원회를 왜 열어야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도 "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넘어와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도 넘봤을지 모르는 상황이 지난해 12월 26일에 발생했다"며 "모든 국민이 불안해했고, 민항기가 한 시간 가량 뜨지 못하는 상황까지 있었다. 국가 안보에 중대한 구멍이 뚫렸다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한 달이 지난 오늘에야 국방위가 열린다는 것은 뒷북을 쳐도 보통 친 게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 의원은 "국민들은 '그동안 국회 너희들 뭐하고 있었느냐'고 추궁할 게 뻔하다. 왜 이렇게 늦게 상황 다 끝난 시점에서 국방위를 열 수밖에 없었는지 유감"이라며 "적어도 12월26일에 상황이 생겼다면 몇 일 뒤 국방위가 열려서 뭐가 문제인지 상세히 그 내용을 밝히고, 재발하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야 대표간 본회의에서 질의하자는 것을 야당이 양보해서 국방위를 확대해서 하자고 해서 경호처와 안보실이 나와서 경위를 상세히 설명하기로 합의했는데, 그것조차 지켜지지 않고 지금에서야 국방위를 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재차 비판했다.
한기호 국방위원장은 "P-73공역은 경호처에서 설정한 공역이 아니고, 군에서 설정한 공역이다. P-73공역과 관련돼 경호처와 안보실을 부른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봤다"며 "국방위원장으로서 타 위원회 소관된 사람을 부르는 자체도 부당하다고 봐서 타부서에 있는 위원은 부르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성일종 의원은 2019년 북한 배 표류, 2021년 북한 민간인 헤엄 귀순, 2022년 우리국민 월북사건 등을 거론하며 민주당의 안보 공백 지적은 '정치 공세'라고 비판했다.
성 의원은 "제가 전에 국방위 간사를 할 때 문재인 정권 2019년 6월 15일 북한의 배가 삼척항으로 넘어왔다. 4명이 넘어왔다. 항구에 도착했을 때 이 사실을 알았다. 정말 안보가 뚫렸던 것이다. 국방위 소집을 요청하니까 열어주질 않았다. 당시 (국방위) 간사는 기동민 간사였다. 그뿐 아니라 21년도 2월 16일 북한 민간인이 귀순했을 때도 전혀 몰랐다. 다 뚫려 있었다. 2022년 1월 2일에도 우리 국민이 북한으로 월북했는데 인지도 못했다. 엄청난 안보 공백이 있었던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민주당 정권에서 국방이 뚫린 건 문제가 없었고, 무인기가 넘어온 건 대단한 정치 공세를 하는데, 안보를 더 튼튼히 하도록 군에 요청하고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데 여러 공세를 해야지 지금의 정치 공세가 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북한 무인기가 우리 쪽으로 넘어온 것은 분명 짚고 야당이 문제제기하는 건 맞다고 본다. 국방위 지난해 12월28일날 열지 않았나. 여러 원인이 어디 있는지 조사를 통해서 군이 충분히 만반의 준비를 다시 하고, 필요한 여러 장비, 인력 보강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앞서 북한 무인기의 '비행금지구역(P-73) 침범 가능성'을 처음 제기한 데 대해 "최근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 국방부, 당정대가 조직적으로 제가 북한과 내통했다는 주장을 한다. 39년 동안 군에 헌신한 저의 명예는 땅바닥에 떨어졌다"며 여권에서 제기한 북한 내통설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김 의원은 "북한 무인기 침투 도발과 관련해 본 위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 무인기가 비행 금지 구역 침투 가능성이 있다, 검열단에서는 검열을 할 때 이러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점검하라는 발언을 했다"며 "비행 금지 구역을 침범했다고 단정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합참은 이례적으로 해당 발언에 대해 즉각 강하게 부인했다"고 짚었다.
이어 "본 위원의 주장에 대해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국방부 출입 기자단 백브리핑에서 '적을 이롭게 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상준 합참 공보실장은 강한 유감을 표했다. 하지만 합참의 전비태세 검열 결과, 북한 무인기가 P-73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그러면 그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하나 적반하장격으로 사과 없이 당정대가 조직적으로 저를 간첩, 북한과 내통했다는 주장을 했다"고 비판했다.
또 "지도만 볼 수 있다면 누구나 제기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국방부와 합참은 안일한 자세로 본 위원의 주장을 매도했고,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은 이에 한 발 더 나아가 저를 북한과 내통했다는 등 주장을 했다"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이에 더해 "김은혜 홍보수석부터 '정보를 어디에서 입수한 것인지, 자료의 출처에 대해 당국에서 의문을 품고 있다', 신원식 국방부 간사는 '북한과 내통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한술 더 떴다. 당정대가 정치적인 공작과 음모를 펼치고 있다"며 "지금 주장하는 대다수는 당정대가 조직적으로 음모 공작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본다. 국방부 장관과 합참 의장은 사과하기 바란다"고 사과를 요구했다.
아울러 "섣불리 잘못된 정보를 국민들께 전파한 국방부와 합참에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한다. 아무런 근거 없이 이적행위와 강한 유감 표명을 운운하며 본 위원의 합리적 주장을 매도하고 명예를 실추시킨 점에 대해 큰 유감을 표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자 신 의원은 "민주당 간사가 육군 대장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국방부 현안이 발생하기만 하면 원인진단과 처방을 넘어 사사건건 내로남불성 기승전 안보 공백, 정치 공세로 일관했다"고 김 의원을 향해 비판했다.
신 의원은 "수십년 국방위를 봐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 툭하면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왜곡하면서 군의 명예와 사기를 떨어뜨리고 대통령까지 끌어들여 폄훼하는 형태로 일관했다"며 "만일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 여당에 대해 사과를 원한다면 김병주 의원은 60만 국군 장병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시라. 그렇다면 그때 인간적으로 사과에 대해 생각하겠다"고 맞받아쳤다.
이어 "제가 제기한 북한 내통설은 구체적 사실에 대한 확정적 표현이 아닌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스스로 북한 내통설이다, 간첩으로 몰았다. 저는 '간첩'이란 단어를 한번도 제기한 적이 없다"며 "이 사안은 사적 영역이 아닌 공적 영역으로 국회의원이 정당활동의 일환으로서 발표한 정치논평에 해당한다. 이는 적법하고 정당한 행위"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북한 내통 의혹 제기와 국회의원으로서 품위와 자질, 윤리의 문제가 있다고 강변하며 윤리위에 제소했다"며 "이는 그 어떤 말로 포장해도 원내 과반인 다수당이 수의 힘으로 합리적 의혹 제기와 정당한 비판의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반민주적 폭거"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앞으로 민주당은 특유의 내로남불성 안보자해 DNA에서 탈피해 안보와 국익에 반하는 묻지마 정치공세를 지양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