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첫 40조대…순익도 2조원 처음 돌파
4분기는 유가 하락에 영업손실 1575억원
◆…S-OIL 최근 5년 분기별 영업실적. 2022년 4분기는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S-OIL 최근 6년 연간 영업실적. 2022년은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S-OIL이 지난해 말 유가 하락세에 4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수요 회복과 수급 불안 등 유리했던 업황에 힘입어 역대급 연간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첫 40조원대 매출을 올렸으며 이익 지표도 2년 연속 최대 기록을 다시 쓰게 됐다. 호황 속 거둬들인 이익은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석유화학 프로젝트에 활용될 전망이다.
1일 공시에 따르면 S-OIL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42조 4460억원, 영업이익 3조 4081억원, 당기순이익 2조 1068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54.6%, 영업이익이 59.2%, 순이익이 52.8% 늘어난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은 8.0%로 직전년도보다 0.2%p 개선됐다.
이번에 매출이 40조원을 넘어서며 지난 2012년 34조 7233억원 이후 10여년 만에 외형이 최대치로 확대된 것 외에 영업이익이 처음 3조원대에 올라섰고 순이익도 첫 2조원대에 안착했다.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며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던 국제유가와 손익분기점(BEP)으로 인해 1조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위기를 겪은 이후 유가가 상승하고 부진했던 수요도 회복되며 2년 연속 역대급 성적표를 작성하게 됐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의하면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2021년 초 평균 배럴당 60달러 수준에서 하반기 70달러대에 올라섰고 작년에는 상반기 110달러를 돌파하며 고점을 찍었다.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정유업계 이익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제마진도 2021년 하반기 BEP로 평가되는 배럴당 4~5달러를 넘은 뒤 지난해 상반기 역대 최고 수준인 20달러도 웃돌았다. 유가 상승과 함께 작년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수급 불안이 겹친 부분 등이 정제마진 급등 요인으로 꼽힌다.
유리했던 업황에 주력인 정유 부문에서만 지난해 2조 346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였으며 윤활도 1조 1105억원의 이익을 달성했다. 재고관련 이익도 정유에서 2100억원, 윤활에서 1100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반면 유가 상승 시 원재료 구매 가격이 올라 스프레드 약세가 빚어지는 석유화학의 경우 48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S-OIL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제품 판매단가 상승 영향에 매출이 증가했다"며 "정제설비 부족과 지정학적 공급 차질 속에서 석유수요 회복에 따른 높은 국제 정제마진과 윤활 부문의 수익 개선, 효율적인 시설 운영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반기 유가 하락이 빚어지고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제기되며 상반기에 비해 다소 실적이 부진했는데 4분기의 경우 영업적자까지 감내해야 했다.
4분기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액 10조 5940억원, 영업손실 1575억원, 당기순이익 2313억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에 비해 매출이 27.8% 늘었으나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고 순이익은 19.8% 감소했다. 전분기 비교 시에는 순이익이 흑자전환으로 기록된 것과 달리 매출이 4.8% 줄고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했다.
국제유가가 3분기 배럴당 90달러대로 내려온 뒤에도 하락세가 지속돼 4분기 말 70달러대로 연저점을 찍었고 정제마진은 4분기 초 BEP를 밑돌다 연말에 접어들어 반등했다. 이에 재고관련 효과가 정유에서만 4000억원 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등 4분기 4338억원 손실을 내비쳤다. 다만 5164억원의 환차익이 발생해 순이익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회사측은 "유가 하락으로 판매가격이 떨어져 매출이 전분기보다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견조한 마진이 지속되고 있으나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관련 손실 등 일회성 요인으로 적자로 전환했다"면서 "다만 원/달러 환율이 급변동한 가운데 일관성 있는 환위험 관리 정책 운영으로 영업적자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올해는 경기침체 우려에도 글로벌 정제설비 부족 현상 지속으로 양호한 정제마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오는 5일 발효되는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정유제품 금수조치, 리오프닝 중국의 내수 수요 반등에 따른 수출 여력 감소와 항공유 수요 중심의 글로벌 석유 수요 회복세 등도 정제마진의 지지 요인으로 평가된다.
이에 올해 일부 설비 정기보수가 예정됐으나 정비기간 전후 재고 비축과 공정가동 최적화로 기회 손실을 최소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최종 투자 결정이 이뤄지고 EPC(설계·조달·시공) 작업에 착수한 약 9조 3000억원 규모 석유화학 샤힌(Shaheen, 아랍어 '매') 프로젝트에도 속도를 낸다.
S-OIL은 "지난해 순이익은 회사의 지속성장과 한국 에너지 전환 지원을 위해 추진 중인 샤힌 프로젝트와 주주에 대한 배당, 재무건전성 강화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