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 '2023년 업무보고'에서 尹대통령 강하게 언급
尹 "은행, 공공재 측면 있어... 정부가 관심 보이는 건 '관치 문제' 아냐"
금융위,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개선 TF 아젠다 확대 검토 중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도 예상돼... 관련 기업들에 '비상' 걸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금융관계 장관과 금융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금융위원회의 '2023년 업무계획'을 보고받았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100여명의 금융관련 기관장 및 금융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금융위원회의 ‘2023년 업무보고’에서 ‘주인 없는 회사’의 지배구조 투명성 문제를 강조하며 언급한 발언이다.
이날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주인이 없는 조직에서 최고경영자(CEO)를 어떻게 선임하는 게 맞는지 질문은 누구나 할 수 있다"며 "지금의 시스템이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투명한 절차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윤 대통령은 "금융회사를 포함해 소유권이 분산된 주인 없는 기업의 지배구조가 선진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배구조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모럴해저드가 일어날 수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와 방식에 있어서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해줘야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같은 윤 대통령의 주문에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임원 선임 과정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제도개선 검토 작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2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8월 출범한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의 논의 과제를 확대해 금융회사 임원 선임 과정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함께 논의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소유 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를 위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 투자자가 주식을 보유한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투명한 경영을 유도하려는 자율 지침을 의미한다.
국민연금은 4대 금융지주를 포함, 소유권이 분산된 대형 상장기업의 최대 주주 혹은 2대 주주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과거 정부 투자 기업 내지 공기업이었다가 민영화되면서 소유가 분산된 기업들은 소위 '스튜어드십'이라는 것이 작동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은산분리 규제를 받는 금융지주나 KT&G·포스코 등 소유권이 소액주주들에게 분산돼 명확한 지배주주가 없는 기업을 지목하고 있다는 게 지배적 의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