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부행장과 자회사 사장 등 유력 후보 거론... 韓 행장과 경합한 인사 중심
진옥동 차기 회장 내정자와 '코드' 맞아야... 日 주주의 '신뢰'도 중요
◆…［사진=신한금융 제공］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이르면 8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신한은행장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이날 신한금융지주 실적 발표와 함께 이사회가 열리는데 자경위 구성원 상당수가 이사회에 속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자경위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빠른 시일 내 자경위를 열어 후임 은행장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행장 공백 최소화를 위해 가장 빠른 시일 내 인선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후임 은행장으로는 전필환·정상혁·정용욱·박성현 부행장과 정운진 신한캐피탈 사장 등이 거론된다. 지난해말 한용구 은행장이 선임될 당시 후보군에 올랐던 인물들이다. 특히 이들은 진 회장 내정자가 은행장 시절 직접 발탁했던 인물이란 공통점도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2월 자회사 CEO(최고경영자) 선임 당시 후보군을 충분히 검증했던 만큼 당시 후보군을 대상으로 차기 행장을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룹내 주요 인사가 마무리된 상황이라 신한은행 내부 인물 중 차기 행장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먼저 은행 내 오픈이노베이션그룹장을 맡고 있는 전필환 부행장(1965년생)은 진옥동 회장 내정자와 마찬가지로 '일본통'으로 꼽힌다. 오사카지점장과 SBJ은행 부사장 등 10년간 일본 근무를 통해 진 내정자와 '코드가 잘 맞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신망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목포 덕인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자금시장그룹장을 담당하고 있는 정상혁 부행장(1964년생) 역시 진 내정자의 최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1990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진옥동 신행은행장 당시 비서실장을 지냈고, 경영기획그룹 상무 등을 역임 후 2020년 은행 전략기획을 총괄하는 경영기획그룹장을 지냈다. 대구 덕원고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개인부문장 겸 개인‧WM그룹장을 맡고 있는 정용욱 부행장(1966년생)도 은행 내 주요보직을 거친 핵심인물이다. 1992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후 인재개발부장과 영업부 커뮤니티장, 인사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인사와 영업 등 은행 경영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성현 부행장(1965년생)은 진 내정자가 은행장 시절 2021년말 서울시 금고운영권 사수를 위해 직접 부행장으로 영입한 인물이다. 지난해 4월 서울시 1·2 금고를 지키며 기대에 부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금융에서는 전략기획팀장을 역임했다. 부산대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학사·석사)를 나왔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법학석사 학위도 받았다.
정운진 신한캐피탈 사장(1964년생)도 ‘다크호스’라는 평가도 나온다. 신한금융그룹 내 투자금융 전문가로 조용병 현 회장이 발탁한 인물이다. 1990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신한은행 일본 도쿄지점 부지점장을 거쳐 종합기획부 부부장, 부행장보, GIB사업부문장을 역임한 후 지난해 1월 신한캐피탈 대표이사에 올랐다. 취임 후 성적이 좋아 지난해 말 신한캐피탈 대표 연임에 성공했다.
한편 이인균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이름도 거론된다. 이 부사장은 조 회장의 측근으로 2019년부터 신한금융지주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다.
신한금융의 경우 재일동포 주주의 입김도 무시할 수 없다는 후문이다. 지분 15~20%를 보유하고 있는 재일동포 주주의 신뢰를 받는 후보에게 큰 점수가 갈 수 있다는 게 은행측 관계자의 전언이다.
사실 신한은행은 다른 은행과 비교하면 다소 늦은 지난 1982년 재일교포 주도로 설립됐다. 하지만 이후 동화은행 합병(1998년), 신한금융지주의 제주은행 인수(2002년), 조흥은행 인수 합병(2006년) 이후 우리나라 최초의 은행이란 타이틀을 보유했다.
신한금융지주는 국민연금이 지분 약 10%를 소유한 대주주지만, 재일교포 그룹인 간친회 회원들이 지분 15~20%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간친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편 진 내정자는 '영업통'인 한 행장 사임으로 고심이 다소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진 내정자는 한 행장과 '코드'를 맞춰 향후 '원신한' 비전 달성의 꿈을 실현할 계획이었지만 급작스런 한 행장의 '건강상 문제'로 초반 구도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측은 빠른 시일 내 한 행장 후임을 결정, 차질없는 경영에 들어갈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 진 내정자가 조 회장과의 의견조율을 마치고 신한은행장 후임을 결정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