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삼익비치타운 분양가가 둔촌주공보다 비싸
재건축조합·시공사 간 공사비 갈등으로 공사 중단
용산 '산호아파트' 높은 추정 분담금때문에 사업 좌초 위기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재건축 아파트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금리 인상과 건축 자재 값 급등으로 공사비가 오르면서 높은 분담금 추정액이 나오자 정비업계 곳곳에서 몸살을 앓고 있다. 재건축 분담금은 조합원이 권리가액을 초과해 분양받는 경우 추가로 분담해야 하는 금액을 말한다. 사업성이 좋을수록 비례율과 권리가액이 올라가 조합원들의 부담이 줄어든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48.6으로 같은 해 1월 141.91에 비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레미콘 가격은 전년보다 10.4% 상승했다. 해당 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된 재료, 인건비, 장비 등을 포함하며 직접공사비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수다.
부산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은 최근 '분양 신청 안내문'에서 조합원 분양가를 3.3㎡당 4500만원으로 통보했다. 34평(전용면적 84㎡) 아파트를 가진 조합원이 내야 하는 분담금은 무려 6억82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3.3㎡당 3829만원)과 마포구 아현동 마포더클래시(아현 2구역 재개발·3.3㎡당 4013만원)보다 더 비싼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한신아파트'는 3.3㎡당 6000만원을 넘어 전용 84㎡ 조합원 분양가가 21억원이다. 같은 평형을 분양받으려면 3~4억원의 분담금을 추가로 내야한다.
공사비 증액을 두고 재건축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공사가 중단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센트레빌프리제’는 시공사 동부건설이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면서 공사를 중단했다가 조합이 동부건설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하기로 하면서 지난 1일 공사 재개에 들어갔다. 마포구 공덕동 ‘마포자이힐스테이’는 사업비 협상이 공회전을 거듭하면서 반년 넘게 첫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서울 용산구 ‘산호아파트’는 재건축 분담금 추정액 문제로 사업 자체가 좌초될 위기를 겪기도 했다. 단지내 가장 작은 40㎡를 소유한 조합원이 가장 큰 161㎡를 선택할 경우 최대 42억 원의 추정 분담금을 내야 하고 기존 전용 113㎡를 보유한 조합원이 112㎡를 선택했을 때 7억2000만원의 분담금을 지불해야 한다.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추정 분담금에 일부 조합원들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거나 반대표를 던지면서 사업시행 계획안이 한차례 부결됐다. 결국 작년 11월 조합이 용적률 목표를 300%까지 올려 일반 분양 물량을 확대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사업 시행 계획안이 간신히 통과됐다.
한국부동산원에 재건축 공사비 검증을 의뢰한 건수도 지난해 32건으로 2021년(22건) 대비 31%가량 증가했다.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은 공사비 검증역량이 떨어지는 조합을 상대로 시공사가 공사비를 부당하게 높이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전문가들은 최근 분양시장 악화 등 재건축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사업 진행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