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연,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 분석
韓기업 PBR 1.2로 선진국의 52% 수준에 불과
"개인 비중 높지만 기업 가치평가의 국가간 격차 설명 못해"
◆…자본시장연구원 제공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의 가장 유력한 원인은 미흡한 주주환원 수준과 저조한 수익성·성장성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단기투자 성향과 지정학적 위험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영향을 준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준석·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16일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 분석' 보고서를 통해 45개 주요국 상장기업 자료를 바탕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현황과 원인을 실증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한국 상장기업 주식의 가치평가 수준이 유사한 외국 상장기업에 비해 낮게 형성되는 현상을 말한다.
자본연이 실증분석한 결과,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확인됐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국내 상장기업들의 주가-장부가 비율(PBR)은 평균 1.2로 집계됐다.
이는 선진국의 52%, 신흥국의 58%, 아시아태평양 국가의 69%에 불과하며 분석대상 45개국 중 41위 수준이다. 이같은 저평가는 의료섹터를 제외한 모든 섹터에서 일관되게 관찰됐다.
◆…자본시장연구원 제공
지난 20여년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유발하는 원인에 대해 지배구조 문제, 주주환원 미흡, 회계 불투명성, 개인투자자의 높은 비중, 지정학적 위험 등 다양한 요인들이 거론돼 왔다.
자본연에 따르면 한국의 기업지배구조는 GCI 평가 결과 140개국 중 100~116위 수준이었다. 회계투명성의 경우 2011년 139개국 중 96위에 불과했으나 2019년 37위까지 올랐다.
현금배당과 자사주매입금액을 총자본으로 나눈 주주환원 수준을 측정한 결과 한국은 45개국 중 37~45위로 미흡한 수준이었다.
또 세계은행 WDI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기관투자자 비중은 2020년 18%로 45개국 평균(25%)보다 낮았다. 반면 주식시장 거래회전율은 평균 161%로 67개국 중 2~7위 수준이었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크고 단기투자 성향이 강한 특징이 명확히 드러난 것이다.
GRP지수에 의하면 한국의 지정학적 위험은 43개국 중 평균 10위로 나타났다. 다만 김준석 연구위원은 "단기투자 성향과 지정학적 위험의 경우 기업 가치평가의 국가간 격차를 설명하는 요인이라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주환원 정책과 기업지배구조, 회계투명성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꾸준히 지적됐지만 주요국과의 격차는 여전히 현저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역시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단기간에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안인 만큼 법제도적 개선뿐만 아니라 기업의 관행과 인식의 개선, 투자자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수적"이라며 "보다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실효성 있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