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구속영장 청구… "오래전부터 기획된 정적제거·정치적 목적의 수사"

김남국, 천화동인 1호 뒤집어씌우려다 안돼 

검찰 피의사실로 공표했던 내용, 정작 구속영장에는 없어

대법 판결과 배치된 배임액수 증가, 무리한 영장청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검찰이 대장동, 위례 개발사업과 성남FC 사건을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정적제거와 정치적 목적의 수사이고, 오래전부터 기획된 수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17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이지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검찰이 이재명 대표에 대해 수사를 할 것이라고 흘렸고, 그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혐의 자체가 소설같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서 그렇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지금에 와서 보니 검찰의 수사 행태나 수사의 방법, 내용 등을 보면 정말 사사롭게 정적을 제거하고, 정치적인 목적을 가진 수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확신에 가깝게 든다"며 "실제 과거 한 1, 2년 전에 했던 이야기 그대로 (검찰 수사가) 맞아들어가고 있다"고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그는 먼저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피의사실을 공표한 점과 관련해 (검찰은) '천화동인 1호가 이재명 측'이라는 이야기를 흘렸고, 이에 대해 굉장히 많은 보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영장에서는 아예 그 내용(천화동인 1호는 이재명 측의 것)이 빠졌다. 처음에 검찰이 쓰려고 했던 소설이 천화동인 1호 지분을 이재명 측이 가지고 있다는 식으로 몰고 갔던 것으로 보인다"고 추론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천화동인 1호에 대한 정영학 녹취록에는 명백하게 유동규라는 이름만 지칭하고 있을 뿐이지 이재명 측이라는 단어조차 들어있지 않고, 그런 내용을 추정할 수 있는 단서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결국 검찰이 무리하게 피의사실을 공표해서 여론몰이를 했지만, '천화동인 1호의 지분(428억)이 이재명과 연결짓기에는 무리한 점이 있어 구속영장 청구 내용에 포함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김 의원의 분석이다.

그는 "유동규 씨의 번복된 진술만 있을 뿐 핵심공범 네 사람(김만배, 정영학, 남욱, 유동규)의 진술조차 일치하지 않은 상태에서 '천화동인 1호' 지분을 이재명 측으로 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두 번째, 수원지검에서 계속 수사하고 있었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서도 마치 쌍방울측이 이 대표의 변호사비를 대납한 것처럼 몇 년 동안 보도가 됐는데, 최근에는 그런 내용이 아예 흘러나오지 않고, 이번 구속영장에서는 빠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 번째로 배임액을 늘리기 위해 심지어 대법원에서 판단한 환수액까지 인정하지 않고 무리하게 영장 청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김 의원은 "(이재명 전 성남시장이) 과거 대장동 사업을 하면서 '5500억원을 환수했다고'하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도지사 선거에 나갔다"면서 "이 내용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기소가 돼 재판을 받았는데, 대법원 확정 판결에 의해 환수액이 사실과 일치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영장에서 배임액을 늘리기 위해 그 내용은 다 빼고, 성남도시개발공사를 통해서 받은 확정이익(1800억원)만 환수한 것으로 구속영장에 적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이 구속영장에 환수액은 줄이고, 배임액은 늘렸다는 주장이다.

그는 "검찰의 판단과 수사가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정적을 제거하기위해 평가를 자의적으로 해서 기소를 하고, 수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검찰 수사가 정치적인 의도를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행자가 '주간조선 내용인데,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이 대표에 대해 쪼개기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을 얘기한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김 의원은 "지금 이 수사와 관련해서는 수사를 해봐야 범죄 혐의가 있는지 어떻게 될 지 알 수 있는데, 마치 대통령실에서는 앞으로 진행상황을 알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런 것을 보면 결국에 이 수사의 배후에 대통령실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론이 가능하다며 "증거와 원칙에 따른 공정한 수사가 아닌, 정치적으로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서 대통령실의 지휘를 받아서 또는 대통령실과 공모해서 수사를 하는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게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의심에 대해 대통령실이 명백하게 해명을 해야한다"고 요구했다.

김 의원은 "일반인들도 검찰에 여러 차례 불려나가면 힘들기 때문에 사건을 모아서 소환을 하는데,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는 벌써 3차례 소환이 있었다"며 "일부러 망신주기, 모욕주기 하려고 쪼개서 소환조사하는게 아닌가 한다. 지검마다 나눠서 소환조사를 했다는 것 자체가 검찰의 정적 제거, 정치적인 보복 수사임을 드러내고 있다"고 질타했다.

한편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올 경우 민주당의 대응에 대해 묻자, 김 의원은 "체포동의안에 대해 아직 의원총회 등에서 토론을 해보지는 못했다"면서 "삼삼오오 모여서 하는 얘기들, 분위기를 보면 검찰의 현재 수사 자체가 정당성이 없고 무리한 정치적 수사"라는 평가가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구속영장 자체가 객관적인 증거나 입증할 수 있는 증거들이 없는 상태에서 번복된 진술만을 근거로 자의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부결로 가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김 의원은 일부에서 '이 대표가 스스로 영장심사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법률가로서 평가를 해보면 국회의원에게 부여한 불체포특권은 국회의원 개인이 포기하거나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국회법에 따라 법원은 체포 구속영장을 발부하기 전에 국회에 체포동의서를 보내서 이것의 처리 결과에 따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하게 돼 있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어제 김진표 의장님도 자기에게 이걸 하고 말고 할 권리가 없다고 한 발언은 그런 취지"라며 "회기가 열린 상태라면 이것을 포기하고 나가겠다고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만약 이 대표가 그런 의사(불체포특권 포기)를 갖고 있더라도 민주당의 대표이기 때문에 저와 민주당 의원들은 단호하게 안된다고 말 할 것이고, 법률적으로도 성립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