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에 소비자들 불만 폭증
3개 항공 노선에 마일리지 전세기 운항 방안 검토
원희룡 "역대급 실적에도 고객은 뒷전인 개편안"
◆…자료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이 오는 4월부터 개편된 마일리지 제도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자 새 마일리지 제도 시행 시기를 2~3개월 늦추고 올해에 한해 ‘마일리지 특별 전세기’를 운항해 마일리지 좌석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국토부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새 마일리지 제도에 대한 개선 방안을 전달했다. 개선안에는 마일리지 좌석 확대를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프랑스 파리 등 수요가 높은 3개 항공 노선에 주 1~2회 씩 마일리지 특별 부정기편(전세기)을 총 100편(편도) 운항하는 방안이 담겨있다. 다만 해당 방안은 올해에 한해 한시적으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제도 ‘스카이패스’의 대대적 개편을 발표했다. 국내선과 국제선을 구분해 마일리지 공제를 해오던 방식에서 국내외선 구분 없이 실제 운항 거리를 10개 구간으로 나눠 마일리지를 공제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미국 LA행과 뉴욕행 노선에서 동일한 기준으로 마일리지가 공제됐지만 마일리지 공제 기준이 운항 거리로 변경되면서 운항 거리가 더 긴 뉴욕행 노선에서 마일리지가 더 많이 공제된다.
구체적으로 단거리 노선(이코노미석 기준)인 인천-일본 삿포로 편도 항공권은 1만5000마일에서 1만1250마일로, 인천-베트남 하노이 노선은 2만마일에서 1만7500마일로 각각 공제 마일리지가 줄어든다.
이번 개편으로 좌석 등급이 높고 장거리일수록 이전보다 더 많은 마일리지가 필요해졌다. 가령 인천-뉴욕 항공권(편도)의 경우 이코노미석은 현재 3만5000마일에서 개편 후에는 4만5000마일로, 프레스티지석은 6만2500마일에서 9만마일로, 일등석의 경우 8만마일에서 13만5000마일로 차감된다.
이에 따라 마일리지를 차곡차곡 모아 장거리 여행에 좌석 승급 등으로 사용하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소비자들은 마일리지 좌석이 없어 마일리지를 쓰지 못하고 소멸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다 마일리지 공제폭까지 높였다고 하니 분통을 터뜨렸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15일 페이스북에 ‘항공사 마일리지는 고객에게 진 빚’이라고 적으면서 "역대급 실적을 내고도 고객은 뒷전인 개편안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이어 "국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 3년간 쓸 엄두조차 못냈다”며 "항공사 마일리지는 적립은 어렵고 쓸 곳은 없는 ‘빛 좋은 개살구’"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항공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마일리지 소지자들 위한 특별기라도 띄우고 싶은 심정"이라며 "마일리지 사용 기준에 대한 합리적 검토와 진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한항공 마일리지 소지자 1800여명은 발표 당시인 2020년 1월 대한항공의 약관 사항의 불공정 여부를 공정위에 심사해달라고 청구했다. 개정 전 약관에 근거해 마일리지를 적립했는데 약관을 바꿈으로써 소비자들이 예기치 못하게 손해를 보게 됐다는 것이다. 현재 공정위는 대한항공의 새 마일리지 개편안의 불공정 여부를 심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