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오글리타존 복용군, 치매 발병 위험도 16% 낮아
김광준 교수 “당뇨치료제 선택 맞춤형 전략 가능”
미국 연구팀도 추적 관찰 결과 치매 위험 22% 감소
◆…자료사진:로이터통신
당뇨 환자가 당뇨 치료제 ‘피오글리타존’을 복용하면 혈관 기능을 개선해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어수 교수와 노년내과 김광준 교수, 연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남정모·정신과학교실 하정희 교수, 국립암센터 암빅데이터센터 최동우 박사 공동 연구팀은 당뇨치료제와 치매의 상관관계를 확인한 연구결과를 16일 공개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데이터를 기반으로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은 9만1218명을 10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피오글리타존을 복용한 군은 복용하지 않은 군보다 치매 발병 위험도가 16% 낮았다. 특히, 뇌와 심장에 혈액 순환장애를 동반한 당뇨병 환자에서 효과가 더욱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뇌졸중이 있던 당뇨 환자가 피오글리타존을 먹으면 치매 위험성이 43% 감소했고, 관상동맥 혈류 장애로 인한 허혈성 심장질환 병력이 있는 경우 54% 줄었다.
이는 피오글리타존은 혈당을 낮춰 당뇨병을 완화할 뿐 아니라 혈관 기능도 개선하기 때문인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김광준 교수는 “혈관 장애가 있는 당뇨 환자가 치료제를 선택할 때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결과는 미국신경과학회 공식 학술지인 ‘신경학(Neur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한편 피오글리타존의 치매 예방 효과는 지난해 미국 애리조나 대학 연구팀이 당뇨병 환자 55만 명을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이 연구에서 1차 치료제로 권고되는 '메트포르민' 단독 요법과 비교한 결과, 피오글리타존 복용 그룹의 치매 위험이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체질량지수(BMI)가 높은 과체중 및 비만 환자에게서 예방효과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영국 알츠하이머연구센터 제임스 코넬 박사는 "해당 관찰연구가 '피오글리타존' 약제를 복용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가 메트포르민(당뇨병 치료제)을 복용하는 환자보다 치매 위험이 낮았다는 발견일 뿐 인과성을 제시한 자료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