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허리띠 졸라맨다…배당금 삭감 등 현금확보 '최우선'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이 한파를 맞은 가운데, 미국의 대표적 반도체 회사인 인텔이 배당금을 줄이는 등 현금을 최우선 확보하기로 했다.

22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텔은 오는 6월 1일에 지급하는 분기 배당금을 주당 12.5센트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현 분기 배당금(주당 36.5센트)에서 66% 삭감된 것으로 2007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인텔은 "삭감 결정은 회사가 장기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자리 잡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개선된 재무 유연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인텔이 변화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발표된 실적보고서서 인텔은 PC 판매 둔화로 사상 최악의 분기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에 인텔은 2025년 말까지 100억달러를 절약하기 위해 임금과 신규 시설투자를 줄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인텔의 배당금 삭감은 반도체 기업 간의 경쟁에서 인텔의 지위를 약화시킨다며 역사적으로 배당금이 중요해졌는데, 이는 기업 재정안정성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웰스파고 에런 레이커스 경제분석가는 "투자자들은 인텔이 배당금을 줄일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며 "이번 발표가 부정적이긴 하나 투자심리를 크게 바꾸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의 주가는 지난 20일까지 12개월 동안 42% 하락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회사 상황이 나아지면 배당금을 다시 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의 설비투자 축소는 생산량을 줄이기 위한 것이나 신기술 투자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이사회와 나는 배당금 삭감 결정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