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고가 판매 뒤 환불 요청 거절
재판부, 심신미약 주장 받아들이지만 사회적 물의
◆…사진:YTN뉴스 방송 캡처
일반약품을 고가에 팔고 폭리를 취한 뒤 환불을 거부한 40대 약사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23일 대전지법 형사5단독(재판장 김정헌)은 사기·특수협박·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A(44)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손님 2명을 폭행한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들이 처벌불원 의사를 밝혀 기각했다.
A씨는 2021년 대전 유성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면서 박카스와 마스크, 반창고, 두통약 등 일반약품을 개당 5만원에 판매해 25차례에 걸쳐 125만원 상당의 차액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뒤늦게 카드결제 금액을 보고 놀란 소비자들이 환불을 요구하면 "약사가 일반의약품 가격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판매가격표시제를 지켰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환불안내서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손님들이 의약품을 구입할 때 가격을 확인하지 않고 결제한다는 사실을 이용해 이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만행은 한 소비자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 약국에서 숙취해소제를 구매해 피해를 봤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당시 글쓴이는 "숙취해소음료를 3병을 구매하는데 두 병은 10만원에 결제돼 금액이 이상하다 싶어 나머지 한 병은 구매하지 않겠다고 겨우 막아서 취소했다"며 "그 자리에서 ‘약을 안 먹었으니 환불해달라’고 요구했더니 ‘환불을 받고 싶으면 민사로 고소 접수하라’고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논란이 일자 A씨는 약사윤리위원회 회의에서 "의약품 오·남용을 줄이기 위해 5만원으로 가격을 책정했다"고 항변했다.
앞서 A씨는 유성구에 약국을 개업하기 전 세종시에서도 동일한 수법으로 의약품을 팔아 세종남부경찰서에 사기 혐의로 입건된 바 있다.
재판부는 이날 “A씨가 과거 양극성정동장애를 앓아 심신미약 상태라고 주장했으나 범행이 장기간 이뤄진 데다가 행동을 보면 그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다만 과거 처벌 전력이 없고, 약국을 폐업한 점 등을 형량에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