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금융업 진입 촉진 위해 진입장벽 낮춘다... 스몰라이센스 등

금융당국, 7일 '핀테크 기업 금융업 진입 촉진' 1차 간담회 개최

업계 "지급 결제 계좌개설 허용, 비교추천 플랫폼 활성화 필요"

금융위, 건의 사항 은행 제도개선 TF와 연계해 논의

권대영 "금융권에 실질 경쟁 촉진, 전체 파이 성장 실현되도록 노력해야"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가 핀테크 기업이 신규 플레이어로서 금융업의 실질적인 경쟁과 혁신을 촉진할 수 있도록 금융업 진입장벽에 대한 과감한 완화를 검토하기로 했다. 핀테크의 금융업 진출 장벽 완화에 앞서 업계와의 소통에 나선 셈이다.

핀테크 기업들은 인허가 단위를 특화, 세분화한 '스몰라이센스'를 도입하고 '지급‧결제 계좌개설 허용' 등의 내용을 건의했다.

금융위는 7일 권대영 상임위원 주재로 '핀테크의 금융권 진입 촉진을 위한 1차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IT 업계 간 영업장벽 완화 과제를 발표했다. 간담회에는 금융위를 비롯해 금융감독원, 금융결제원 등과 핀테크 기업 11개사 대표와 핀테크 산업협회, 유관기관 등이 참석했다. 특별히 박영호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파트너가 관련 안건에 대한 발제를 맡아 눈길을 끌었다.

이번 간담회는 핀테크 기업 등 신규 플레이어의 금융업 진출 확대를 유도해 금융업의 실질적인 경쟁과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개최됐다.

기존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를 활용한 안전한 이자수익에만 안주하는 보수적인 영업행태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은행권내 경쟁 ▲은행권과 비(非)은행권간 경쟁 촉진 ▲은행권 진입정책(스몰라이센스·챌린저뱅크 등) 점검 ▲금융과 IT간 영업장벽 완화 등의 일환이라는 게 금융위 설명이다.

금융위는 "그간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로써 금융업에 긴장과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는데 큰 역할을 해온 핀테크 업계의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최근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경영여건이 어려워진 핀테크 기업발(發) 혁신동력을 재점화하는 계기로 삼기로 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서 핀테크 기업들은 아이디어와 기술은 있으나 초기단계, 서비스 일부에 특화 등 핀테크의 특수성을 고려해 금융업 진입장벽에 대한 과감한 완화를 건의했다.

이들 기업 대표들은 ▲스몰라이센스(핀테크 라이센스) 도입 ▲지급‧결제계좌 개설 허용 ▲금융상품 비교추천 플랫폼 활성화 방안 등을 건의했다.

구체적으로 스몰라이센스 도입과 관련해선 핀테크가 특화되고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 은행업 신규 플레이어로 진입할 수 있도록 소규모 특화은행과 예금‧대출‧외환 등 은행의 일부업무를 핀테크 등 제3자가 대리 수행하는 '은행대리업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또한 이용자의 결제‧송금 지시(지급지시)를 받아 핀테크 기업이 이체를 실시하도록 전달하는 '지급지시전달업' 신설도 건의하며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전자금융법 조속 개정을 촉구했다.

인터넷 전문은행 사례를 참고한 '인터넷 전문 카드사'와 '국제 신용카드 매입업무 전용 라이센스 신설', '소액단기보험업의 진입장벽(자본금 등) 완화'도 건의했다. 금융투자 분야 취급가능 업무 범위의 단계적 확대를 위해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퇴직연금 운용 허용, 명의개서 대행회사‧비상장주식 거래회사 확대 등도 포함돼야 한다고

업계는 또한 글로벌 수준의 디지털금융 유니콘 출현을 위해서는 종합지급결제업 제도(계좌개설 허용) 도입 등 과감한 조치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급‧결제계좌 개설이 허용되면 가맹점 제휴 여부 등과 무관하게 각종 지급‧결제 수요에 포괄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 핀테크 산업 성장에 기여할 뿐 아니라 이용자의 편익도 증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금융상품 비교추천 플랫폼이 활성화하기 위해 취급 가능한 금융상품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보험의 경우 자동차보험까지 취급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업권별 정착 상황을 감안해 예금, 보험에 이어 펀드까지도 확대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밖에 온라인연계투자에 대해 금융회사 등 기관투자자가 투자를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금융지주회사의 비금융 자회사가 업무 연관성이 있는 금융사를 자회사로 둘 수 있게 관련 규정을 정비해줄 것을 건의했다. 또한 외환 분야 진출 확대를 위해 소액해외송금의 한도를 기존 5만달러에서 10만달러로 상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은행의 경우 직접적인 송금한도가 없는 상황에서 무증빙 해외송금 한도가 10만달로로 상향 예정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권대영 상임위원은 "포용보다 배제하는 영업관행, 담보‧보증 위주의 전당포식 업무, 손쉬운 예대마진에만 안주, 국내 중심의 파이 나누어 먹기식 우물 안 영업 등 은행에 대한 국민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지난 10년간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핀테크 기업들이 혁신 노력을 다시 가속화함으로써 금융권에 대한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고 신뢰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그는 "핀테크 기업의 새로운 기술과 사업 등 특성에 부합하는 규율체계를 마련하고 금융업 진입 문턱을 낮춰 금융권에 실질 경쟁을 촉진하고, '파괴적 혁신'과 전체 파이(pie)의 성장이 실현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칠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금융산업의 실질적 경쟁 환경 조성에 핀테크 산업이 기여할 수 있는 바가 크다"고 평가한 뒤 "앞으로도 핀테크 기업에 대한 맞춤형 자문서비스 제공 확대 등을 지원하는 한편, 핀테크의 금융업 진출 확대과정에 나타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해서도 국제 감독기구 등이 제시하는 효과적 감독방안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1차 간담회를 시작으로, 3월중 '핀테크의 금융업 진입 촉진을 위한 간담회'를 순차적으로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14일 2차 간담회를 개최해 데이터 분야의 이슈(마이데이터, AI 등)에 대해 논의하고, 21일로 예정된 3차 간담회에서는 빅테크의 플랫폼 경쟁력(빅데이터, 온라인 판매망 등) 활용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아울러 금융위는 간담회 현장에서 제시된 핀테크 업계 건의사항을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와 연계해 심층 논의하고 향후 제도개선 방안 등에 적극 반영해 나간다는 방침이다.